中 산둥성서 친환경 공법으로 30만톤 생산...동남아‧중동도
"기술유출 방어 위해 스마트화 힘쓸것"
[울산=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23일 SKC 울산공장 'HPPO' 공장 앞. 아파트 20층 높이의 증류탑들이 늘어서 있다. 100% 스마트화 돼 돌아가는 화학 공장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안보이고, '붕~'하고 돌아가는 펌프와 압축기 소리만이 귀를 울렸다.
SKC 울산공장 내 HPPO 공법 PO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C] |
"이것이 SKC가 2008년 세계 최초로 사용화해 연간 13만 톤의 프로필렌옥사이드(PO)를 생산하는 HPPO 공장"이라는 현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눈앞의 공장이 HPPO 공법을 적용했음을 깨닫게 될 정도로 겉으로 보기엔 다른 PO 생산 공장과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로 PO를 만들어 물 이외에 부산물이 나오지 않는 친환경 공법이다. 다른 공법이 부산물이나 유해물질을 내놓는 약점이 있다면 환경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 HPPO 공법의 강점이다.
SKC는 현재 HPPO 공법을 적용한 PO 생산 공장의 글로벌 거점을 설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대상은 중국이다.
지난달 SKC는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HPPO 공법을 도입한 PO 생산 합작사를 짓기로 했다.
울산 공장 HPPO 공장의 3배 규모로 PO 생산량 역시 울산 PO 생산량과 비슷한 연간 30만 톤이다.
하태욱 SKC 화학생산본부장은 "미국과 유럽에는 PO 생산 글로벌 업체들이 있고, 아시아 쪽에는 이 글로벌 업체들이 공장 형태로 진출해 있지 많고 수출 형태로 제품을 팔고 있다"면서 "이에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중동에도 '제3의 생산거점'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C가 동남아에 지으려는 생산 거점 역시 중국과 같은 HPPO 공법 공장이다.
PO는 식의약품과 향정향료, 화장품, 공업용 페인트 등의 원료가 되는 PG의 원료다. 빵으로 따지면 PO가 밀가루라면 PG는 빵이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PO 수요는 연간 950만 톤 가량인데 이 중 48%인 454만 톤은 아시아에서 소비되고 있다. SKC는 이 지역에 제품 수출 형태가 아닌 공장 설립 형태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SKC가 현 시점에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S-OIL이 PO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로 뛰어들며 더 이상 국내 PO 사업을 독점할 수 없게 된 것이 지목된다. S-OIL은 PO를 연간 30만톤 생산할 수 있는데 S-OIL과 SKC의 총 PO 생산량은 국내 PO 소비량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하 본부장은 "S-OIL이 PO 시장에 진입하며 국내에서 팔지 못하는 PO는 자체적으로 고부가PG로 만들어 파는 등 자체적으로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면서 "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전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업체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발생하는 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선 "우리가 가진 딜레마"라며 "최대한 핵심 기술은 블로킹하기 위해 HPPO 공정을 스마트화 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