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인기에 월 1000대 이상 증산 검토
노조, 근로조건 악화 이유로 전환배치 반대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말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증산을 위해 울산공장 생산인력 전환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계약 후 출고까지 4개월 이상 소요되는 적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근로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증산을 반대하고 있는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생산 증대를 위해 노조와 전환배치 계획, 라인 개보수 작업 등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월 생산물량의 5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고, 이후에도 계약행진이 이어져 현재 생산체제로는 수요를 감당하는 게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팰리세이드.[사진=현대자동차] |
현대차는 최근 판매가 부진한 아반떼 라인이나 SUV 생산인력 일부를 팰리세이드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대차가 구상하고 있는 월 5000대 이상 생산 목표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현대차가 책정한 팰리세이드 한 달 생산규모는 4000대 수준이다. 다만, 예상보다 계약물량이 크게 몰리면서 생산계획을 수정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진행한 팰리세이드 사전계약에서 총 2만대 이상의 계약실적을 올렸다. 지난 2017년 대형SUV 내수판매 4만5000여대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대기기간이 길어질 경우 경쟁모델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져 신차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팰리세이드의 월 생산능력을 최소 5000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대기기간 단축과 수요이탈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증산을 검토하는 것은 맞다”면서 “언제 확정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환배치는 노조 동의가 필수다. 현대차 단협에는 전환배치 문제는 노사가 합의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그러나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줄어들면 업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또 최근 첨단 사양이 들어가는 신차의 경우 조립 작업이 복잡하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현재 모든 라인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뺄 수 있는 인력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06년 신형 아반떼HD, 2008년 제네시스, 지난 3월 벨로스터 출시 때도 전환배치 문제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면서 제대로 생산이 이뤄지지 못했다. 또 지난 2017년엔 코나 증산 문제를 둘러싸고 전환배치에 이견을 보여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