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파인텍 노조 교섭보고·굴뚝농성 해단식 열려
공동행동 "고용·노조·단체협약 담긴 합의 이뤄내"
75m 굴뚝농성자 426일 만에 구조...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굴뚝 고공농성' 426일 만에 노사 협상을 타결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이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농성장 앞에서 파인텍 교섭보고와 굴뚝농성 해단식을 가졌다.
75m 굴뚝 고공농성을 벌여온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11일 오후 소방당국의 구조 아래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는 굴뚝에 오른지 426일 만이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1.11. sun90@newspim.com |
공동행동은 이날 "이번 합의에 파인텍지회의 인정과 단체협약 체결이 포함돼 그동안 노동자들의 요구인 3승계(고용·노조·단체협약)가 담겼다"며 "노동존중이 실현되기 위해 노동자와 시민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는 "고공농성자 두 분을 통해 우리 사회가 사람 사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발을 내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의 송경동 시인은 "우리 사회의 인권과 존엄이 바로 세워진 날"이라며 "22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인권이 존중받는 나라를 세우는데 그 시작이 되는 날이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75m 굴뚝 고공농성을 벌여온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이 11일 오후 소방당국의 구조 아래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1.11. sun90@newspim.com |
75m 굴뚝 고공농성을 벌여온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소방당국의 구조 아래 이날 지상으로 내려왔다. 굴뚝에 오른지 426일 만이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대형 에어메트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굴뚝에 올라 두 농성자에 대한 구조 작업을 벌였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소방대원의 부축을 받고 함께 직접 계단을 밟고 내려왔다.
이들은 땅을 밟은 뒤 함께 투쟁을 벌여온 시민·종교·노동단체 관계자와 조합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홍 전 지회장은 "부족한 5명인데 많은 사람이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다시 현장에 돌아가도 함께 해준 분들의 마음을 받아 올곧게 나아 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차광호 파인텍지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파인텍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의 합의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1.11 pangbin@newspim.com |
노사 양측은 이날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 합의에서 회사의 정상적 운영과 책임경영을 위해 파인텍 대표이사를 김세권이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파인텍 공장은 7월 1일부터 다시 가동된다. 농성자 2명을 포함한 조합원 5명은 업무에 복귀한다.
노사는 이들 조합원에 대해 지난 1월 1일부터 공장 가동까지 6개월간 유급휴가로 임금을 100% 지급하고,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 동안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4월 30일 이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파인텍 노사는 또 민형사상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한편, 노조는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시설물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이날 노사 합의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의 75m 굴뚝 농성을 진행한 지 426일 만이다. 이번 교섭은 전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하루를 지나 20시간 넘게 진행된 끝에 협상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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