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그것이 알고 싶다’가 29년의 옥살이에도 여전히 베일 속에 감춰져 있는 ‘큰손’ 장영자 씨의 삶을 추적해 그의 삶을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친다.
◆ ‘나 돈 없다는 식으로 기사 쓰지 마’ - 장영자는 누구인가?
6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74세의 여인.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1982년 7111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의 피의자 장영자 씨는 막강한 재벌기업을 도산시키고, 수많은 고위공직자, 은행장들을 감옥으로 보낼 정도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희대의 사기범이다. 이번이 네 번째 구속으로 수형생활만 29년에 이르는 그는 왜 70대를 넘은 황혼의 나이에 또다시 사기 혐의를 받게 된 것일까?
[사진=SBS] |
‘목포에서 그 집안 땅을 안 밟으면 못 지나간다’고 할 정도로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알려진 장씨. 전두환 대통령의 친인척이자, 전 중앙정보부 간부 출신 남편이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미모와 재력을 두루 갖춘 사교계의 여왕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장씨는 1억2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2명의 비서와 4명의 경호원이 곁을 지켰으며, 평균 직장인 월급이 20만원이던 시절 한달 생활비로 3억9000만원을 쓸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수천, 수백억원의 사기 혐의로 이미 3번의 유죄판결을 받았던 장씨.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그리고 법정에서 그녀는 늘 당당했다고 한다. 말 못할 사연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지, 돈이 부족해 사기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 재판 과정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게 화제가 되자, 방청석의 기자들에게 ‘자신이 돈이 없어서 그랬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는 왜 멈추지 않고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일까? 그리고 ‘모두가 아는 사기범’인 그에게 사람들은 왜 또다시 속는 것일까?
◆ 수백 점의 도자기와 부동산, 장영자의 은닉재산 미스터리
장영자 씨는 화려한 생활 못지않게 수많은 재산을 형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기 혐의로 체포되기 직전까지 그는 서울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 머물렀고 객실 하나를 통째로 빌려 자기 소유의 도자기들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때 신안 앞바다 유물까지 불법으로 사모았다는 장씨. 도자기를 포함한 그의 미술품들은 위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그 규모와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된 바가 없다.
과거 상당수의 부동산을 매입 장 씨는 부동산 부자이기도 했다. 서울 강남과 경북 경주, 제주도 등 장 씨가 소유했던 그의 부동산은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경매로 넘어갔지만, 차명재산으로 위장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장씨와 그의 남편 故 이철희 씨가 최근 자신들의 재산과 심경에 대해 밝힌 영상을 어렵게 입수할 수 있었다. 그들은 세간의 의혹에 대해 어떤 답변을 했을까? 그들을 둘러싼 은닉재산 의혹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 500억원 예금증서…지하자금의 진실은
장영자 씨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제작진에게 장씨의 비밀 재산을 본 것 같다는 익명의 제보가 도착했다. 제보자는 500억원 상당의 무기명 예금증서(CD)를 찍은 사진을 제작진에게 공개했다. 장씨가 제보자에게 이 CD는 남편 이씨가 중앙정보부 차장 시절 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받은 지하자금의 일부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장씨의 주장은 사실일까? 이 예금증서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미처 해결하지 못한 비자금이 맞는 걸까? 12일 밤11시5분에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