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현 회장 재도전 안해…관료·유관기관 출신 3명
회추위 7명, 면접 등 심사...21일 총회에 후보 추천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역대 최다인 총 7명이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도전장을 냈다. 공고 직후만 해도 하마평조차 없어 조용한 선거가 예상됐지만, 역대 최다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관료 및 업계 출신 인사가 고루 지원, 양측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10일 오후 6시 마감된 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자 등록에 7명이 지원했다. 17대 회장 선거 당시 이순우 회장을 비롯해 3명, 16대 회장 선거 당시 최규연 전 회장 1명이 후보로 등록했던 것과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왼쪽부터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성권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가나다순) |
회장 후보 지원자는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성권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다.(가나다순)
이순우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끝내 후보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지난달 27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 회장은 차기 회장이 뽑힐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7명의 후보 지원자 중 관료·유관기관 출신은 3명, 민간 출신은 4명이다. 이들은 각각 '업계', '정부' 이해도를 내세워 저축은행중앙회장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 후보자 7인 출사표는?
남영우 전 대표(65)는 1978년 동부상호신용금고에 입사한 뒤 건국상호신용금고, 삼보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저축은행 등을 거쳤다. 2004년 한국투자저축은행 전무이사를 역임한 뒤 부사장, 은행장을 맡았다. 2011년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신용등급 ‘A0’를 획득하는 데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도규 전 부행장(62)은 1980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한미은행 인사부장, 한국씨티은행 인사본부장, SC제일은행 리스크관리 총괄 부행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6월부터는 금융감독원 옴부즈맨으로 활동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와는 JT친애저축은행의 사외이사를 맡으며 연을 맺었다. 박 전 부행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금융공약을 개발했고 금융감독원 옴부즈맨, JT친애저축은행 사외이사로 활약한 정책, 민간 전문가"라며 "저축은행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할 복안이 있다"고 밝혔다.
박재식 전 사장(62)은 행정고시 26회로 재정경제부 보험제도과 과장, 국제기구과 과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박 전 사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공직에 30년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와 금융당국 간 가교 역할을 잘 하겠다"며 "저축은행이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성권 전 대표(64)는 우리은행 홍보실장, 여의도지점장 등을 거친 뒤 국민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예쓰저축은행 대표를 맡아 저축은행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조 전 대표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저축은행 대표로 재직한 기간 동안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금융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다 후보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조성목 원장(58)은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검사1국장, 금융감독원 선임국장 등을 역임한 '감독당국' 출신이다. 1997년 외환위기시절부터 2011년 저축은행 사태까지 금감원에서 6년 반 동안 저축은행 업무를 담당했다. 금감원 재임 시절 저축은행 사태, 신용카드 정보유출사태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업법 등의 법안도 제안했다.
한이헌 전 의원(76)은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공정거래위원장, 경제기획원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15대 국회의원,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지냈고 작년 12월까지 우리저축은행 비상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한 전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10년 가까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정책과 규제가 저축은행 발전에 부합되는 면이 적다"며 "1년6개월 전부터 기회가 오면 임하겠다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황종섭 전 대표(62)는 기업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하나은행 영업추진1본부 본부장, 리테일영업추진1본부 본부장, 영남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지낸 뒤, 2016년부터 2년간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재직했다. 황 전 대표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저축은행 업계는 영업 형태, 대주주 등에 따라 규제에 대해 느끼는 것이 달라 획일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외부 출신보다 높은 전문성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업계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차기저축은행중앙회장 입후보 지원을 받은 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면접 등 심사를 진행한다. 회추위는 현직 저축은행 대표 4명, 저축은행중앙회 비상임 전문이사 2명, 전·현직 저축은행중앙회장 1명 등 7명으로 구성돼있다. 이후 저축은행중앙회가 심사를 통해 적합한 후보에게 후보추천서를 발급하면, 오는 21일 예정된 회원사 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회장이 선출된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