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대형 통신사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WeWork) 투자액을 대폭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투자액을 당초 계획했던 160억달러(약 18조80억원)에서 20억달러(약 2조2510억원)로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8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위워크 최대 주주가 된 소프트뱅크는 당초 160억달러를 투자해 과반 주주가 되려는 계획이었으나, 내부 반대와 최근 주가 하락 등이 발목을 잡았다고 WSJ는 전했다.
홍콩에 위치한 위워크 사무공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선 소프트뱅크와 함께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조성한 사우디아라비아 및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들 지나치게 큰 규모의 투자에 우려를 표했으며, 소프트뱅크 임원들 사이에서는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덤 노이만 위워크 최고경영자(CEO)는 위워크를 테크기업으로 마케팅하고 있지만, 사업 구조 자체는 사무실 임대 기업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또한 위워크는 지난 수년 간 매년 두 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리노베이션과 확장에 지나친 지출로 인해 막대한 손실 또한 기록했다. 지난해 1~8개월 간 위워크는 12억달러의 매출을 거뒀지만, 순손실도 12억달러를 기록했다. 번 돈보다 두 배를 쓴 것이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비 두 배 증가했지만, 손실도 네 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최근 글로벌 기술주 부진과 더불어 소프트뱅크의 주가도 급락했다. 특히 위워크 투자 결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냉랭했다. 지난해 10월 위워크 투자 소식이 처음 보도된 다음날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5.4% 떨어졌다. 현재 쇼프트뱅크 주가는 지난해 9월 말 고점에서 36% 가량 내린 수준이다.
위워크 투자액 감축은 손 회장이 야심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가 진단했다. 손 회장은 이른바 ‘기술의 미래’에 투자하기를 좋아하는 인물로, 전통적 재정 분석보다는 직감을 믿고 투자 결정을 내린다.
손 회장은 위워크를 지속적으로 지지하며, 향후 수년 간 유연한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위워크가 글로벌 사무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소프트뱅크의 모든 사무실을 위워크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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