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내면과 과거사에 집중한 뮤지컬 '팬텀'
2월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춤, 노래, 연기 모두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뮤지컬은 흔히 종합예술로 불린다. 뮤지컬 '팬텀'은 이런 요소에 오페라, 발레까지 융합한 더욱 풍부한 예술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2015년 초연된 이후 매 공연마다 큰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만하다.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EMK] |
뮤지컬 '팬텀'(연출 로버트 요한슨)은 세계적인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Le Fantome de l'Opera)'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흉칙한 얼굴로 인해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지내는 '팬텀'의 유년기와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원작과 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에릭'과 '크리스틴', '라울'의 사랑과 삼각관계가 주를 이뤘다면, '팬텀'에서는 비극적인 운명과 가족사를 다루며 차별화를 꾀했다. '팬텀'이 어째서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살아야 했는지, 어떻게 오랜 시간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살 수 있는지, 또 '크리스틴'과 운명적으로 만나게 하는 '음악'에 대한 깊은 조예와 사랑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EMK] |
1막은 노래를 사랑하는 '크리스틴'이 우연히 오페라하우스에 입성하게 되면서 그의 재능을 알아본 '팬텀'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기존 뮤지컬배우가 아닌 소프라노 출신 김순영, 이지혜, 김유진이 '크리스틴'을 맡으면서 고난도의 곡을 아름답게 소화한다. 일반적으로 친숙한 곡들이 아님에도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려한 기교가 관객들을 단숨에 빨려들게 만든다.
2막에서는 '팬텀'의 과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과거 부모의 만남부터 현재 '팬텀'의 삶까지 기나긴 이야기가 발레를 통해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진다. 이때 역시 전문 발레리나 김주원, 최예원, 이현준, 윤전일, 알렉스가 캐스팅 돼 완벽한 무대를 선사한다. 노래와 발레가 어우러져 한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동화가 펼쳐지면서, '팬텀'의 비극이 더욱 강조된다.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EMK] |
'팬텀' 역을 맡은 배우 임태경, 정성화, 카이는 3인3색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홀린다.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카리스마 가득하게, 때로는 연민을 자아내기까지 다채롭게 변화한다. 무엇보다 오페라하우스의 마돈나 '마담 카를로타' 정영주는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키포인트. 음치를 연기하지만 더 수준 높은 가창력을 요구하는 역할로, 망가짐을 불사한채 열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서곡-내 비극적인 이야기(Overture-Hear My Tragic Story)'를 비롯해 네 개의 새로운 곡이 추가됐고, 발레 장면의 비중을 더해 이해도를 높였다. 특유의 화려한 무대는 기본에 샹들리에의 추락, 오페라하우스 곳곳을 날아다니는 '팬텀', 무대 화재 등 특수효과 연출까지 더해져 끝날 때까지 좌중을 압도한다.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EMK] |
뮤지컬 '팬텀'은 오는 2월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