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 北 소식통 인용 보도
北, 11월 軍 간부 공개 총살…태도 불량 이유
소식통 “처형은 너무 심했다는 여론 확산돼”
金 신년사에도 시큰둥…“주민들, 경제난 걱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11월 북한 군 고위간부가 총살된 사건과 관련해 북한 군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른바 ‘공포정치’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2일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최근 북한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처형, 숙청 등이 이뤄진 것을 두고 인민군 간부들이 중앙당(노동당)의 공포정치에 대해 불만을 품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까지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열병식에서 인민군 장갑차 부대 모습. [사진=북한중앙TV] |
북한군 관련 한 소식통은 최근 RF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1월 평양고사포병사령부 정치위원이 4.25문화회관에서 총살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처형 이유는 중앙당에 대한 태도불량죄와 사생활 문란 혐의”라며 “이 정치위원은 특히 첩을 두 명이나 두고 방탕하게 생활해 ‘당의 권위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처형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새학년 전투정치훈련 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중앙당이 무력성 산하 장군들이 보는 자리에서 정치위원의 죄명을 알리고 그 자리에서 체포했다”며 “그 다음 당은 회의에 참석한 장군들을 버스에 태워 미림비행장으로 이동했고 거기서 총살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평양 고려호텔에서 바라본 평양시내 일출 모습. |
북한 군 관련 소식통들은 이번 공개처형으로 군 내부 기강이 엄격하게 확립된 효과도 있었지만 그 반대급부로 중앙당에 대한 군 간부들의 불만도 커졌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군 간부들 사이에 ‘부패 타락 행위에 대해선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각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소식통은 “군 간부들 가운데 ‘꼭 총살까지 했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심지어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포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며 수군거리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예전 같으면 불만 표출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며 “최고 지도자(김정은 위원장)가 군 간부들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숙청, 처형을 하다 보니 군 간부들이 눌러 왔던 불만을 표출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RFA는 이날 북한 내부 주민들 역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점점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김 위원장 집권 초기에는 신년사 내용을 기대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 집권 7년이 지났지만 북한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자립하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더 이상 신년사를 기대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함경남도의 다른 소식통은 “이번에도 새해에 주민들이 다 같이 모여서 신년사를 시청했지만 주민들은 대부분 잡담을 하면서 신년사에 집중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강조하고 사회주의 조국의 부강발전을 역설했지만 주민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