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비켜가고 조국·임종석 운영위 출석 받아
정개특위 위원장에 장제원 임명...연동형 비례대표제 표류
27일 의총서 의원들, 나 원내대표에게 "수고했다" 박수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저도 간단치 않은 사람입니다" 원내대표 취임 첫 날인 지난 12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던진 말이다. 본인의 포부대로 나 원내대표가 대여(對與) 협상에 있어 막강한 전투력을 과시했다.
수많은 학부모들을 가슴 졸이게 했던 유치원 3법을 과감히 부결시켜 결국 최장 330일이 소요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행을 유도했다. 반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을 국회로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다. 소수 3당이 애달프게 부르짖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도 그의 등판으로 좌초 위기다. 취임 전 '김성태에 비해 야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당 내 우려와 정반대다.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나머지 4당을 뒤흔드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진행에 관해 항의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18.12.27 kilroy023@newspim.com |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유치원 3법의 국회 교육위원회 통과가 결국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유치원 3법은 결국 최장 330일이 걸리는 먼 길을 가게 됐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국회 운영위 개최와 유치원 3법 통과를 맞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 운영위원회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출석시키기 위한 협상카드로 한국당이 유치원 3법을 활용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 나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지 말라는 지침을 교육위 쪽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본인이 의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더 틀어막는 방식으로 갔다"며 이같이 전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경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가 국회를 수차례 찾으면서 결국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김용균법' 통과를 위해 한 발 물러서면서 한국당은 유치원 3법을 부결시키고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을 국회 운영위에 출석시키는데 성공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2018.12.27 kilroy023@newspim.com |
선거구제 개편도 한국당의 구상대로 가고 있다. 지난 15일 여야 5당 대표가 합의하면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을 중단했지만 하루 만에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명백하게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나 원내대표가 정개특위 간사에 장제원 의원을 임명한 것도 한국당에선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장제원 의원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 앞에서 '선과 악'의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하겠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강경히 맞서고 있다.
이날 3당 원내대표의 협상안을 들고 한국당 의총에 참석한 나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수고했다"는 덕담을 듣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로서는 특별감찰반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첫 노력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합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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