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5곳 중 한투·KB CEO 교체
‘배당오류’ 삼성도 직무대행→정식 선임
60년대 초중반·IB 출신 전면으로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연말 증권가 사장단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당초 소폭 변화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각사별 인사 폭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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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말 또는 내년초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총 8곳이다.
이 가운데 기존 CEO가 자리를 유지한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 연임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4곳의 수장이 교체됐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증권사는 지난해까지 ‘최장수 CEO’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정일문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12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유상호 사장은 한국금융지주 증권 부회장으로 영전,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유 사장은 60년생, 정일문 부사장은 63년생이다.
2016년말 통합 이후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하던 KB증권 역시 출범 3년차를 맞아 새로운 리더십으로 갈아탔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9일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를 통해 KB증권 차기 대표이사 사장에 박정림 국민은행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과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두 사람 모두 63년생이다.
초대 대표이사를 지낸 윤경은·전병조 사장은 사장단 인사 직전 동반 사의를 표했다. 직전까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을 이끌었던 두 사람은 양사의 화학적 결합과 내부 안정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업무별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지주의 의지가 반영되며 교체로 가닥이 잡혔다는 전언이다. 윤 사장과 전 사장은 각각 62년생, 64년생이었다.
또 다른 금융지주 산하 증권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도 CEO 교체가 확정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1일 신한금융투자 신임 사장에 김병철 부사장을 내정했다. 지난해 초 ‘2+1’년 임기로 선임된 김형진 사장은 이변이 없는 한 내년까지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주요 계열사 사장이 모두 바뀌는 대규모 물갈이 속에 전격 교체됐다. 특히 김 사장은 58년생으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56년생)과 함께 몇 안되는 50년대생 증권사 CEO로 분류된 인물이다. 반면 김병철 부사장은 62년생이다.
지난 4월 ‘유령주식’ 배당 사태로 대표이사 공백을 겪었던 삼성증권은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하던 장석훈 부사장을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3월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구성훈 사장이 배당오류 사고에 책임을 지고 4개월만에 사임하는 등 혼란 속에서도 내부 혼란을 적절히 수습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성훈 전 사장은 61년생, 장석훈 신임 대표는 63년생이다.
기존 CEO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증권사들 역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유독 두드러진 한해였다.
국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는 IB부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웅기 사장을 부회장으로, 김상태 IB1부문 부사장을 IB총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최희문 부회장 승진 이후 공석이던 사장에 김기형 종합금융사업총괄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새롭게 사장직에 오른 김상태 IB총괄 신임 사장과 김기형 신임 사장은 나란히 65년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실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새로운 인물을 통해 선제적인 조직 쇄신에 나서려는 업계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며 “인재 영입 중요성이 커지면서 회사를 이끄는 CEO들의 교체 주기도 점차 빨라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