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취임 후 첫 회동…"긴밀한 협력·소통 강화"
한은 독립성 해칠 가능성…지나친 밀월은 득보다 실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기준금리를 인상하는)실수를 저지르지 말라. 의미없는 숫자에 의거해 판단하지 말고 시장을 피부로 느껴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앞서 공개적으로 압박한 글이다.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압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 사회는 크게 우려하거나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는 미 연준의 독립성이 얼마나 공고한 지를 대변하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 트럼프 美 연준에 공개적 압박…연준 독립성 방증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8.12.19 leehs@newspim.com |
경제수장인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가 19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오찬회동에는 이호승 기재부 1차관과 윤면식 한은 부총재도 배석했다.
두 기관의 수장은 약속이라도 한 듯 과거 전임자들처럼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두 기관의 정책 공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손을 꼭 잡고 연신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회동 이후 양 기관은 "소비와 수출의 양호한 흐름에도 투자와 고용이 부진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내년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로 호흡을 맞추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기로 했다"면서 "정부와 한은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소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김동연, 한은 간섭 안해"…소통 강조하는 홍남기 '부담'
경제수장과 중앙은행 총재가 손잡고 웃는 모습에 한국경제의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협력'은 밀월로 변질될 수 있고 한은의 독립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부처 장관들이 손잡고 정책을 공조하는 모습이야 지극히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때마다 독립성 논란이 일고 있는 한은 입장에서는 경제부총리를 정례적으로 만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박근혜정부의 '실세'로 통했던 최경환 부총리 시절에는 한은이 기재부의 '남대문출장소'로 불리며 독립성에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당시 한은의 수장도 현 이주열 총재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오찬회동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8.12.19 leehs@newspim.com |
기재부와 한은의 관계를 잘 아는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하고 한은은 독립성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역대 부총리 중에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몸소 실천한 인물로 김동연 전 부총리를 꼽는다.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로 취임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네 차례 한은 총재를 만났지만 한은의 의사결정에 전혀 간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동연 전 부총리는 몇 차례 한은 총재를 만났지만 한은의 의사결정에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은 분"이라며 "앞으로도 그 같은 바람직한 관계가 지속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