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북한이 최근 논평을 통해 북미관계 정체 책임을 전적으로 미국에 돌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기꺼이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각)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정현’이란 개인 명의의 논평에서 북미 협상 정체의 책임이 미국에 있으며, 미군유해 송환이나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무런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38노스는 해당 논평이 강경한 어조를 띠고 있긴 하나, 특정 비난 대상을 따로 거론하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논평이 전반적 상황을 더 위험한 쪽으로 가고 있다고 표현하지 않은 채, 이슈들이 사실상 진창에 빠진 상황이라는 불만을 드러내는 데 그쳤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착 상태’라는 평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현 상황이 진전이 없고 더 위험한 수렁으로 빠질 수는 있으나 북한은 조금 더 오랫동안 참고 견딜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논평에 어떠한 위협의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16일에도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및 미 행정부 관료들이 북한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게 북-미 관계를 과거로 돌리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담화 역시 정현의 논평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취한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단계적 조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체는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인내’를 보여주고 있으며, 어느 시점에서 인내의 한계를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만 그로 인한 위기 악화는 분명 북한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현의 논평은 북한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란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몇 주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여지는 열어두는 비슷한 전략을 지속하기 위한 계산된 움직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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