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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英기업…“노딜 브렉시트? 준비된 기업 14%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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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영국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 재계가 ‘노딜(no deal)’ 브렉시트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BBC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각) 총리관저를 나서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날 테리사 메이 총리는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당초 11일 예정이었던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을 연기했다. 표결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대폭 확대됐다. 영국은 공식 브렉시트까지 불과 3개월 여 남겨두고 있다. 

영국 산업계가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EU와 영국이 그간 브렉시트 협상을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오면서 기업들은 최근 몇개월간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영국이 어떤 합의없이 EU를 탈퇴할 경우, 인력 부족을 비롯해 국경 통제에 따른 각종 절차 지연, 자동차부터 와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한 경제적 대혼란이 예상된다. 기업들은 노딜에 따른 차질을 피하기 위해 재고를 비축하고 인력 및 근무체계를 재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재계 경영진은 대체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지지를 보냈다. EU를 떠날 준비를 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이유애서다. 그러나 이제 합의안 가결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노딜 준비는 불가피해졌다. 

런던 증시는 의회 표결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즉각 요동쳤다. 다수 대기업 주가가 폭락했고 파운드화 가치는 1년여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장중 한때 2017년 4월래 최저치로 밀려 전장대비 2센트 가량 내린 1.25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파운드 환율은 지난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영국 최대의 기업로비 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캐롤린 페어번 사무총장은 표결 연기 소식이 “명확함이 간절한 기업들에겐 또 다른 타격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합의안이 빨리 승인되지 않는다면 국가 전체 위기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회 표결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이때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산업 가운데는 자동차 제조업도 있다. 공급망이 타이트한 자동차 산업에서 관세는 부품과 완제품 양쪽에 모두 부과된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의 마이크 호스 최고경영자(CEO)는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것은 재앙”이라고 경고하며 “어떤 대가를 치러도 노딜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영국 전체 자동차 산업의 생산라인은 매일 오가는 1100대의 화물트럭에 달려 있다. 이 차량들에만 EU 관세가 부과돼도 자동차 수출입 시장엔 연간 최소 27억파운드(약 3조8310억원), 18억파운드 규모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제약업과 항공우주업, 유통업계에도 ‘노딜’ 비상이 걸렸다. 

항공기제조사 에어버스 SE부터 대형 제약회사 파이저에 이르기까지 다수 기업들은 이미 노딜 브렉시트 대책을 세우고 부품 및 완제품 재고를 비축하는 등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데만 수백만 파운드를 들였다. 영국 수입 의약품 전체의 4분의 3은 EU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지난주 브렉시트 이후 국경과 관련해 야기될 잠재적 혼란이 약 6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류업체와 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의약품 및 식료품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가도 노딜 브렉시트 대비에 나선 건 마찬가지다. 은행계는 브렉시트 방식에 관계없이 클라이언트를 붙들어놓기 위해 유럽 다른 지역으로 사업 이전을 신청하는 등 수개월전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준비해온 여타 은행들과 달리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별반 낙관적이지 않았다. 반드시 이전돼야 하는 보험증서 혜지 계약에만 비용 수조원이 들어가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한 탓이었다. 

노딜 브렉시트 충격에 대비해 영국 정부가 100여장에 이르는 기업용 기술적 지침을 발간하긴 했으나 여전히 노딜을 준비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있을 전망이다. 

영국 경영인협회의 스티븐 마틴 소장은 이날 노딜브렉시트를 완벽하게 대비한 회원사는 1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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