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10월 고점 대비 국제 유가가 30% 폭락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총회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6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총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는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들과 감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기에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로 인한 파장까지 맞물리면서 감산 합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보합권 등락 끝에 전날보다 0.7% 떨어지며 배럴당 52.89달러에 거래됐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완만하게 하락했다. 감산에 대한 회의론이 번진 데 따른 반응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총회에서 OPEC 및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하루 최소 130만배럴의 감산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총회를 하루 앞둔 상황은 부정적이다. 이날 로이터는 사우디가 러시아와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코메르츠방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의 발언을 근거로 산유국들의 감산 단행을 장담하기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OPEC 산유국들이 6일 빈에서 모여 감산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이튿날인 7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총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OPEC이 이번 총회에서 감산 결정을 내리는 데 러시아의 움직임이 결정적인 변수라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아울러 미국의 압박도 복병으로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까지 국제 유가 상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OPEC을 압박했다.
이날 역시 그는 트윗을 통해 “OPEC이 현 수준의 원유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며 “전세계는 고유가를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카슈끄지 피살에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날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상황에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터슨 연구소의 제이콥 커크가드 연구원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장 및 카타르의 탈퇴 결정까지 OPEC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며 “이번 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이룬다 하더라도 실제 이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완만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관세 전면전이 재점화 될 경우 유가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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