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금속 상품 팔라듐의 랠리가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다.
주식시장의 폭락에도 금값이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팔라듐이 금값을 제치고 귀금속 1위 자리를 차지한 것.
팔라듐 [출처=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을 팔라듐 강세의 주요인으로 지목하고, 내년에도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팔라듐은 장중 2.4% 급등하며 온스당 1261.7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면 금값은 장중 0.4% 가량 하락하며 온스당 1242.10달러에 거래됐다. 팔라듐 가격이 금값을 앞지른 것은 16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4개월 사이 주식과 채권, 원자재가 동반 약세를 보인 사이 팔라듐은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고, 금값을 앞지르는 기록을 세운 것.
뿐만 아니라 팔라듐은 연초 이후 금속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올렸다. 무역 마찰로 인한 달러화 강세에 유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떨어졌지만 팔라듐은 ‘나홀로 강세’를 연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팔라듐의 강세의 배경으로 수급 불균형을 지목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디젤 차량 판매가 줄어드는 한편 휘발유 차량 판매가 늘어나면서 팔라듐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러시아를 필두로 한 생산국의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것.
BMO 캐피탈 마켓의 타이 웅 금속 트레이딩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매입할 수 있는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고 잰걸음을 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이 디젤 자동차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팔라듐의 수요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부품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팔라듐 가격이 상승 기류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몰이를 하는 사이 팔라듐 가격 상승과 함께 대여 비용 역시 급등했다.
1개월간 팔라듐을 빌리는 데 비용이 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비해 7배 가량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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