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한달새 11.84% ↑...기관 나홀로 1791억 순매수
롱숏펀드 매니저들 "한국전력 턴어라운드 종목 주목"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알짜 배당주로 자리매김해온 한국전력이 최근 저평가 우량주로 재평가되는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실적악화로 배당 매력이 줄어들면서 올해 배당주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상당부분 비중이 줄어든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매수 움직임이 나타나며 탄력이 붙었다.
최근 1년 한국전력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한국전력은 850원(2.85%) 오른 3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초까지 한국전력 주가는 줄곧 내림세였다. 실적부진 우려에 지난 10월 11일 2만3850원까지 떨어지며 1년 최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최근 한달새(전일 종가 기준) 11.84% 올랐다. 이 기간동안 기관은 1791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연기금(950억원)과 함께 투신(409억원), 사모펀드(75억원)도 '사자' 행렬에 동참했다.
상당수 배당주 펀드매니저들은 일찌감치 한국전력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었다.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배당 매력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전력은 그간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손꼽히는 종목이었다. 지난 2015년, 2016년엔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 6.2%, 4.5%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 둔화로 배당수익률이 2.1%로 줄었지만 코스피 배당수익률 1.4%를 웃돈다.
다만 올해는 이익 감소로 과거 수준의 배당 매력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8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9% 가량 급감했다. 같은 기간 4318억원을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원자력발전 가동률 하락과 연료비 단가 상승으로 원가는 올랐지만, 누진제 완화 조치로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으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배당주펀드 한 매니저는 "한전은 올해 영업이익이 줄며 지난해보다 배당금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 감소로 투자비율을 줄인 대표적 공기업"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롱숏 펀드매니저들은 한국전력을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종목으로 주목한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비용절감 구간에 진입해 내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도 했다. 유가, 석탄가 등이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 발전단가에 적용되는데는 5~6개월 시차가 있다.
롱숏 펀드매니저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유가를 누르며 유가가 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며 "석탄 가격까지 조정을 받으면서 한전의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원유, 석탄) 가격 약세가 내년 1분기부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가 하락으로 한국전력 가스발전소에 투입되는 연료비와 민자발전사로부터 구입해오는 전력구입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것.
올해 인위적으로 낮춘 원전 가동률도 다시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원전설비 이용률은 67% 수준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원전 정비보다 정지가 많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대통령 산하기관으로 격상되면서 안전에 대한 정책기조가 강화돼 원전 안전 점검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앞서 롱숏펀드 매니저는 "올해 한국전력이 원전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실적이 안 나온 측면도 있다"며 "원전 가동률이 다시 올라가면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수원 정비일정 기준 내년 원전이용률은 80%를 기록할 전망이며, 원전가동률 1%당 전력구입량 1.7% 감소와 연간 2032억원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하다.
전기요금 인상도 전향적으로 바라봤다. 헤지펀드 한 매니저는 "소비자물가가 우려했던 수준보다 높지 않다"며 "물가 상승률이 높다면 전기요금 등 공공부분 잡아야 하지만 그럴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에너지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는 1.6% 오를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2.5%를 크게 하회하는 낮은 물가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