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일·일한의원연맹 서울서 총회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국회의원의 초당파 모임인 '일한의원연맹'이 14일 한국에서 열릴 합동총회를 앞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4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강제징용 판결 등 한일 관계의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총회를 통해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해야 한다는 강경파 입장과 우호관계를 위해 완화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연맹 안에서 나뉘었기 때문이다.
일한의원연맹은 한국의 '한일의원연맹'과 매년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가며 총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서울서 행사가 열리며, 폐회식에선 공동성명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총회 전날인 13일엔 양 연맹 간 모임도 예정돼 있다.
일한의원연맹 측은 서울총회 전에 간부회의를 열어 입장을 정할 방침이지만, 의견이 다양한 만큼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11일 일본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총회 후 한국 측 국회의원이 아베 신조(安倍晋三·좌측에서 4번째) 일본 총리와 기념사진 촬영을 가지는 모습.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우측에서 3번째) 일한의원연맹 회장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우리는 우호 의원연맹이라는 입장에서 (한일 양국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우선은 한국이 어떻게 나올지부터 지켜봐야 한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맡고 있는 자민당의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은 지난달 29일 BS후지TV 방송에 출연해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혔다. 일한의원연맹의 목적이 양국의 우호관계 촉진인 만큼 완화책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이 신일철주금(新日鉄住金·신닛테츠스미킨)과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강제징용 배상명령 판결을 내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상륙과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 한일관계 악재가 잇따르면서 강경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원연맹에 소속된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전 자민당총무회장은 "국가와 국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국제사회에서 한국 스스로의 평가를 떨어트리는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며 "총회에선 일본의 주장을 (공동성명에)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징용 판결로 의원연맹을 탈퇴하는 의원도 있다.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에서 한국을 담당했던 자민당 기우치 미노루(城内実) 중의원 의원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탈퇴 사실을 밝히며 "우호관계는 서로 약속과 규칙을 지킨다는 전제가 있다"며 "한국과의 우호관계 촉진은 현재 대단히 어렵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의원연맹은 당파를 초월한 모임인 만큼 "개인의 배상청구권은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되지 않았다"는 견해를 가진 공산당 의원도 소속돼 있다. 의견조정이 난항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산케이신문은 "일본 측에 (한국과) 타협의 여지는 없다"며 "이제까지 취해온 완화책에 의문부호가 붙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총회에선 문재인 정부에 2015년 한일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성명 발표를 연기한 바 있었다. 한국의 국민감정을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신문은 "하지만 그 뒤 한국 정부의 대응은 악화됐다"며 "이번 총회에선 이 같은 반복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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