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 유가가 최근 2개월 사이 30%를 웃도는 폭락을 연출한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가 내년 유가 향방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저장 시설[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우디 아라비아부터 미국까지 주요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맞물리면서 유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월가의 IB 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투자자들은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내년 평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76.98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월 수치인 77.58달러에서 하락한 수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내년 평균 가격 전망치 역시 배럴당 69.98달러로, 전월 70.81달러에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IB 업계는 미국의 이란 제재를 빌미로 내년 국제 유가 전망치를 높여 잡은 지 불과 1개월만에 방향을 돌린 셈이다.
최근까지 이란의 산유량이 시장의 우려만큼 급격하게 위축되지 않은 데다 미국이 제재 완화에 나선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도 내년 유가 전망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0월 초 4년래 최고치까지 상승했던 브렌트유는 30% 이상 폭락,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밀렸고 WTI 역시 가파르게 하락하며 배럴당 50달러 선이 위태로운 모습이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원유 애널리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최근 유가 하락 압박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및 2015년 유가 폭락 당시만큼 강하다”며 “하지만 이는 공급 과잉에 따른 것으로, 이란의 수출 감소 및 사우디의 공급 물량 조정에 따라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원유 시장의 수급 균형을 위해 감산 합의를 이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