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기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동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내비친 뒤 불과 몇 시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결정은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거짓 증언 유죄 인정 및 로버트 뮬러 특검팀 수사 협조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G20 회담 기간 중 푸틴 대통령과 별도의 만남을 가지겠다는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그는 이날 트윗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군사적 마찰을 빌미로 푸틴 대통령과 회담 계획을 취소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러시아의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의 회담이 1일 오후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백악관도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자들과 만나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러시아 해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과 이에 따른 국제 사회의 비판적 여론에 불발될 것으로 보였던 미-러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차례 상황을 뒤집은 셈이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담 취소의 표면적인 이유로 제시했지만 실상 코언 전 변호사 관련 소식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데 주요 외신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통했던 코언 전 변호사는 이날 뉴욕 연방법원에서 지난해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부동산 프로젝트와 관련, 거짓 증언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유죄 인정과 함께 그는 뮬러 특검 팀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회동이 껄끄러워졌다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취소 결정이 코언 전 변호사의 유죄 인정 보도 이후 2시간 사이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언 전 변호사의 거짓 증언 혐의 인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상업적, 정치적 연결고리를 보다 정확히 파헤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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