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글로벌 외환 전문가들이 향후 2년간 일본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통신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13.70엔을 기록 중이나 2020년 까지 105엔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중간값 기준)됐다. 가장 약한 전망이 113엔이다.
[자료= 블룸버그통신] |
가장 큰 폭의 상승을 예상한 쪽은 모간스탠리와 코메르츠방크 분석가들로, 이들은 엔화 가치가 100엔 뚫고 상승할 것으로 봤다. 110엔은 2013년 이후 보지 못했던 레벨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히 로이히트만 분석가는 2020년 말까지 엔화 가치가 96엔으로 뛸 것으로 예견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회피 심리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보다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여력이 줄어들면서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로히트만 분석가의 시나리오 결과를 가늠해 볼 수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같은 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 바로 아래에 있다고 발언하자 연준의 금리 인상을 예견했던 트레이더들의 베팅이 줄었다. 엔화 가치는 소폭 상승했다.
엔화 가치가 100엔선을 돌파해 두자릿수로 상승한다는 것은 2008~2013년 이후 보지 못했던 모습인 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다. 당시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대부분 엔화를 찾았다.
로히트만 분석가는 "BOJ는 장기간의 저금리가 은행 부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들은 일본 국채 금리에서 좀 더 큰 유연성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상당한 엔화 강세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히트만 분석가의 엔화 강세 전망은 지난 7월 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국채 10년물 금리에 더욱 유연성을 부여하기로 한 뒤로부터 시작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0.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때 약 0.02%를 기록했던 지난 7월 초순과는 대조적이다.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2020년 말까지 94엔을 전망했다. 한데스 레데커가 이끄는 모간스탠리 분석가들은 미국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일본 경기는 개선돼 해외 자금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내년에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엔화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분석가는 모간스탠리 분석가들의의 전망이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엔화 가치가 94엔까지 상승하려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재난적인 이벤트'가 발생해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BOJ의 통화정책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할 때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9년 말까지 달러 대비 엔화가 105~110엔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봤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수석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트레이더 대부분이 연준의 긴축 종료를 예상하는 만큼 연준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가 깔려있다면 BOJ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모든 초점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맞춰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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