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중심 지배구조 변화 없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친동생과 사촌형제 등 친족에게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329만주(4.68%)를 증여했다. 23일 종가(27만500원)로 환산하면 8899억4500만원 규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
SK그룹은 23일 최 회장이 친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166만주)를 비롯해 사촌형인 고(故)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6808주),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 등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증여후 최 회장의 SK㈜ 보유지분은 23.12%에서 18.44%로 감소하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SK그릅은 이번 증여에 대해 "최 회장이 지난 20년 동안 하나가 돼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를 극복했고 오늘날까지 함께하며 한결같이 성원하고 지지해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분을 증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최근 가족모임에서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1998년 선친인 최종현 회장 타계 이후 열린 가족회의에서 경영권 안정을 위해 상속 지분을 모두 자신한테 넘긴 것에 부채를 안고 있다고 지인들에게 밝혔다.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최 회장의 이같은 취지에 공감해 SK㈜ 주식 13만3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하는데 동참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SK지분 4.64%를 18명의 친족에게 증여하지만 그룹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 등이 SK그룹에 잔류하겠다고 선언했기에 증여에 따른 지분감소에도 최 회장의 경영권 행사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즉 친족들이 SK㈜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잠재적 우호 지분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최태원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여전히 30.88% 그대로다.
SK그룹은 현재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관계사들이 이사회에 모여 자율 및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
창업주 3남인 최창원 부회장 역시 SK디스커버리를 필두로 SK케미칼, SK가스, SK신텍, SK플라즈마 등 SK 계열사를 계열 분리할 수 있는 요건을 수년 전부터 갖췄지만 SK그룹과의 동거를 이어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신원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먼저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제안했다"면서 "SK그룹을 더욱 튼튼하고 안정적인 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