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휘발유 가격, 직영 132원, 자영 156원 내려
"직영주유소, 높은 땅값 및 임대료 반영"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유류세 인하 이후 정유4사 직영주유소보다 개인사업자의 자영주유소가 기름값을 더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가 인하됐던 6일을 기점으로 직영 주유소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을 내리며 기름 값 하락의 포문을 열었지만 실제론 자영 주유소들이 기름 값 인하를 주도한 것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직영 주유소 기준으로 전국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유류세가 인하가 시작된 6일 리터당 1710.46원에서 22일 1578.77원으로 131.69원(7.70%) 하락했다.
반면 자영 주유소는 같은 기간 1689.05원에서 1532.81원으로 156.24원(9.25%) 낮아졌다. 자영 주유소가 직영 주유소 보다 기름 값을 25원 가량 더 낮춘 것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김학선 기자] |
자동차용 경유 역시 자영 주유소가 직영 주유소 보다 기름 값을 더 낮췄다.
직영 주유소 전국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6일 리터당 1518.80원에서 22일 1437.80원으로 81.00원(5.33%) 하락했다.
반면 자영 주유소의 경유 값은 같은 기간 1494.32원에서 1393.15원으로 101.17원(6.77%) 감소했다. 자영 주유소의 경유 값이 직영 주유소 보다 20원 가량 더 떨어진 것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첫 날 0시부터 유류세 인하 분을 제품 판매 가격에 일제히 반영시켰다.
6일 이전에 입고돼 유류세 혜택을 보지 못한 제품 가격도 낮추는 것으로 정유사 측은 "정부 유류세 인하 의지에 보폭을 맞추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직영 주유소가 자영 주유소 보다 기름 값이 비싼 일반적인 가격 흐름과 다르게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간 직영 주유소 보통 휘발유 가격이 자영 주유소 보다 더 싼 역전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나흘 후인 9일부턴 다시 가격이 자영 주유소가 더 비싸졌다.
유류세가 인하된 이후 자영 주유소가 직영주유소보다 기름값을 더 많이 내린 이유는 주유소의 입지적 특성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직영 주유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땅 값과 임대료가 비싼 곳에 위치해 있어 제품 가격 변동에 대한 운신의 폭이 적다.
반면 자영 주유소는 다양한 입지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은 곳에 위치한 주유소의 경우 가격 운신의 폭이 클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땅 값과 임대료가 비싼 곳에 위치한 주유소의 경우 이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을 할 수밖에 없어 제품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없다"면서 "결국 제품 가격을 결정 짖는 것은 주변 주유소의 제품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