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전 대법관, 전날 14시간 검찰 조사…대체로 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 전 대법관을 연이틀 소환하며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이날 오전 박 전 대법관을 다시 불러 조사 중이다. 전날에도 긴 시간 조사를 벌였지만 박 전 대법관이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고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지난 19일 징용재판,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소환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있다. 2018.11.19 pangbin@newspim.com |
앞서 박 전 대법관은 지난 19일 오전 9시 20분께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14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자정이 다 된 늦은 밤 귀가했다.
그는 첫 출석 당시 “이번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송구하지만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각종 사법농단 의혹 문건이 작성된 시기인 지난 2014년 2월부터 2년여 간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수사 초기부터 임종헌(59·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윗선’으로 지목돼왔던 인물이다.
특히 같은 해 10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일제 강제징용 판결 진행 방향 등을 논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고 사건, 헌법재판소 동향 파악 등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 재소환을 바탕으로 추가 소환조사 여부와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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