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우디아라비아 반(反) 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로 살해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IA의 판단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산불로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주(州)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카슈끄지가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로 살해됐다는 CIA의 판단이 아직은 이르다고 지적하면서도 "무함마드 왕세자의 살해 명령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화재 피해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두고 "절대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CIA의 보고서에는 누가 카슈끄지를 살해했으며, 그의 죽음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 국무부가 카슈끄지의 사망과 관련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앞서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들은 정확하지 않다"며 "카슈끄지의 살해를 둘러싼 수많은 의문점들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사우디의 중요한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진실을 모색할 것이며,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지나 해스펠 CIA 국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CIA 보고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기고해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은 뒤 살해됐다. 피살의 배후에는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사우디 검찰은 왕세자가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며 배후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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