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연루된 사우디인 17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된 카슈끄지의 죽음과 관련된 사우디 인사 17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이들과의 거래도 금지하는 제재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전했다 .
이번 미국의 제재 명단에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자 자문을 맡았던 사우드 알 콰타니와 모하메드 알로타이비 이스탄불 총영사 등이 포함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 명단에 오른 인사들은 미국에 거주하며 언론 활동을 했던 카슈끄지를 표적 삼아 잔인하게 살해한 관련자들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다른 연루자가 밝혀질 경우 추가 제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사우디 정부는 반정부 인사 또는 언론인들을 표적으로 한 활동을 중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살해에 가담한 용의자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을 지시했다는 의심을 받는 빈 살만 왕세자는 이 사건과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란 알 사란 사우디 검찰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카슈끄지 살해를 결정한 사람은 그를 귀국시키기 위해 터키로 파견됐던 협상팀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우디 검찰은 정보요원으로 구성된 혐상팀이 지난 달 2일 터키 이스탄불의 총영사관를 방문한 카슈끄지를 만나 귀국을 종용했으나 이에 불응하고 항거하자, 협상팀장이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약물을 주입해 살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검찰은 살해된 카슈끄지의 시신은 현장에서 절단됐으며 이후 총영사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현지인 협력자’에 넘겨져 처리됐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의 시신이 훼손돼 외부로 유기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검찰은 협상팀 중 5명이 카슈끄지를 살해, 시신을 토막냈으며 이들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된 21명을 구속 조사했고 이중 11명을 이날 기소했다.
그러나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시신을 넘겨받았다는 인물을 아직도 찾고 있으며 이후 시신이 어떻게 처리됐는 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를 귀국시키라는 명령을 내린 사람은 사우디 정보기관 부책임자였던 아흐메드 알아시리 장군”이라고 밝혔다. 알아시리는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사우디 최고위층 연루설이 확산되자 보직 해임된 상태다.
시위대가 자말 카슈끄지 죽음의 진상을 밝히라며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란 검찰차장은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의 연루설에 대해 “왕세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며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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