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그것이 알고 싶다’가 서울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사형을 청구한 세 자매의 사연으로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17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정폭력이 왜 공포와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힘든지, 이들은 왜 하루라도 평온하게 살아갈 수 없고 이들을 보호해야 할 법과 공권력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본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의 주차장에서 벌어진 잔혹한 살인 사건. 피해자는 아파트 주민인 40대 여성이었다.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접하자마자 사망자의 딸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는 다름 아닌 피해자의 전 남편, 즉 딸의 아버지였다.
[사진=SBS] |
피해자의 전 남편 김 씨는 범행 장소에서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약에 취한 채 발견되었고, 노숙자로 오해한 시민의 신고로 사건 발생 약 15시간 만에 검거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0월2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빠의 사형을 요청하는 피해자 딸들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세 자매는 왜 아버지의 사형을 청원하기에 이르렀고, 그간 어떤 일을 보고 겪은 걸까? 카메라 앞에 처음으로 함께 서게 된 세 딸. 그녀들이 밝히고 싶은 진실, 외치고 싶은 호소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세 자매의 어머니 이씨는 결혼생활 내내 지독한 폭력 끝에 3년 전 이혼 후 딸들과 여러 곳을 전전하며 전남편으로부터 숨어 지냈다고 한다. 그때마다 전 남편 김씨는 끝내 이들의 거처를 찾아내고 위협과 폭행을 가했다고 한다. 수 차례 경찰에 신고했고, 법원에서 접근 금지명령까지 받았음에도 가족들은 왜 김씨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을까? 이씨와 세 딸이 SOS를 요청할 곳은 없었을까?
이 사건과 평행이론처럼 닮아있는 끔찍한 사건이 1년 전 서울의 또 다른 지역에서 있었다. 피해자 강씨는 이혼 숙려기간 동안 남편을 피해 숨어 살던 집 앞에서 역시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당했다. 사건 직전 남편의 성폭행을 신고하고 귀가했던 강씨. 이 신고 사실을 남편에게 알린 것은 경찰이었다. 그날 저녁 흉기를 품고 몰래 알아낸 집 주소로 찾아온 남편에 의해 그녀는 무참히 살해된다.
법치국가에서 왜 가정폭력 가해자는 자유롭고 피해자가 두려움 속에 숨어 지내야 할까? 그녀들이 끊임없이 요청했을 SOS, 공권력과 법은 어디에 있었을까? 만약 지속적인 폭행의 가해자가 남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체포와 격리와 처벌이 어땠을까? 오히려 피해자들이 조금은 더 안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17일 밤 11시5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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