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에 카풀 서비스 탭 신설, 럭시 흡수합병 결정
택시업계 “대화 아닌 주장 전달, 생존권 사수 총력”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카카오(공동대표 조수용, 여민수)가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택시업계와 갈등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택시업계는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카카오의 서비스 강행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시업계가 연이은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서 갈등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관련 업계와 대화를 통해 카풀 서비스를 조율하겠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15일 밝혔다.
카풀에 따른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시작된 후, 카카오는 꾸준히 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논란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광화문 광장에서 생존권 사수 집회(결의대회)를 열었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이날 카카오를 규탄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22일에는 국회 앞에서 두 번째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택시업계는 국토부가 카풀 영업시간과 영업횟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후 카카오가 이에 맞춰 업계와 협의한 후 서비스를 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풀이 영리목적으로 변질돼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일은 결사반대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를 통해 이런 주장을 반영한 법개정 움직임도 이어가는 중이다.
택시운송연합회 관계자는 “카카오는 대화라고 말하고 있지만 카풀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대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만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카카오의 대화 시도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 ‘강행’ 조짐이 곳곳에서 보여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풀' 탭을 신설하고 운전자(크루) 모집 광고를 게재한 '카카오T' 화면. 택시업계는 이런 카카오의 조치가 사실상 카풀 서비스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정광연 기자] |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13일 택시(블랙 포함)와 대리, 주차, 내비 등을 모은 카카오T 서비스를 업데이트를 하고 카풀 카테고리를 새로 추가했다. 같은날 올해 2월 인수한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올해말까지 흡수합병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미 카풀 운전자(크루) 신청자가 국내 택시운전기사(28만명)보다 많은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끝내고 자회사 합병 계획까지 밝힌 건 사실상 서비스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우리들의 반대에도 카카오는 카풀 운전자를 계속 모집하고 탭도 추가했다. 대화를 강조하면서 서비스 출시 준비는 모두 끝낸 상황”이라며 “택시업계와 협의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마련할 것”고 강조했다.
이에 카카오측은 “서비스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카풀 탭을 추가한 건 추후 고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만든 것”이라며 “카풀은 택시업계와 고객 모두 위한 서비스다. 업계와 잘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