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이달 들어 신흥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에 뉴욕증시의 IT 섹터 비중을 대폭 떨어뜨린 가운데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신흥국에 ‘입질’을 한 것.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으로 인해 이머징마켓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떨어진 데다 포트폴리오 비중 역시 바닥권으로 후퇴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월가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 내 신흥국 주식 비중을 13%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달 5%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중심으로 IT 섹터에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한 매니저들이 18%에 불과, 약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사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승한 신흥국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연초 상황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역 마찰과 강달러에 ‘리스크-오프’가 두드러지면서 신흥국 자산시장에 ‘팔자’가 쏟아졌던 것과 상반된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장기적인 측면의 매수로 보기 힘들고 신흥국 주가의 급락에 따른 바겐 헌팅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펀드 매니저들의 현금 비중은 지난 10월 5.1%에서 이달 4.7%로 낮아진 상황. 중국을 필두로 신흥국 증시가 기록적인 하락을 연출하자 투자자들이 저가 매력을 앞세워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1일 이후 MSCI 신흥국 지수는 8% 급락했다. 미라클 마일 어드바이저스의 브라이언 스터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과 인터뷰에서 “장기간 파죽지세로 올랐던 IT 대형주에서 신흥국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활발하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해당 지역 주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브라질을 필두로 경기 하강 기류에서 회복 신호를 보이는 지역이 투자자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BofA-메릴린치의 마이클 하네트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투자 심리와 포트폴리오의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며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상승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신용시장과 주택시장으로 파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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