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 소매시장 규모 매년 줄고 출혈 경쟁 '울상'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수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는 빙과업계가 납품가격을 올리는 등 제 살길 찾기에 나섰다. 유통업체들의 출혈 경쟁에 밀려 제품을 할인 공급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대표 제품인 ‘부라보콘’ 가격을 일반 슈퍼마켓과 편의점 간 차등을 없앤 기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일원화한다.
앞서 롯데제과 역시 이달 1일부터 '월드콘'과 '설레임'의 일반 슈퍼마켓 판매가격을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조정한 바 있다. 판매 가격 조정과 함께 일반슈퍼마켓 납품가격도 700원대에서 800원대로 올렸다.
◆ 권장소비자가 가격 정찰제 도입, 사실상 무산
그동안 빙과업계는 일반 슈퍼마켓·식품점에서 반값할인 등 행사를 경쟁적으로 실시하면서 제조업체는 제품을 할인 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비자 역시 판매점 마다 빙과가격이 제각각이라 혼란을 겪어왔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품목 특성 상 근거리 소비고객이 많아 일반 식품점이나 편의점 등 소매 채널의 판매 비중이 월등히 높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빙과시장 소매점 매출액은 전체 1조6837억원으로 이 중 일반식품점이 37%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이어 편의점(29%), 독립슈퍼(17%), 체인슈퍼(13%), 할인점(4%) 순이다.
이에 빙과업체들은 자구책으로 2016년에는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거나 올 초 일부 카톤아이스크림(컵 형태로 떠먹는 아이스크림) 제품에 가격 정찰제 등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아이스크림 소매점 분기별 매출현황.[자료=농식품부 식품산업통계(FIS)·닐슨코리아] |
◆ 아이스크림 시장 감소세... 작년 1조6837억 규모 17% ↓
더욱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은 대체 음료 및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이 확산되면서 매년 쪼그라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1조6837억원으로 2년 전인 2조184억원에 비해 16.6%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빙과업체 매출액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등 국내 주요 빙과업체 4사 소매점 매출액(닐슨코리아 통계)은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5320억6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120억8600만원에 비해 무려 25.2% 줄었다.
빙과 1위 업체인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 소매점 매출액 2182억3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405억8600만원) 보다 9.29% 감소했고 빙그레(△11.31%) 롯데푸드(△8.79%) 해태제과(△13.21%) 등 업체들도 매출이 떨어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경우 원가 이하로 납품하는 경우도 있어 수익성에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라며 “주력 제품을 통해 가격 표시제나 납품가격 일원화를 추진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었지만 정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