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한화, 3Q 영업익 전년비 24%·34%·56%↓
"유가상승 등으로 제품 스프레드 축소"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국내 화학3사가 올 3분기 유가상승 등에 따른 주요제품의 스프레드 축소로 지난해 대비 크게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지난해 워낙 시황이 좋았던 탓에 그로 인한 기저효과까지 발생하며, 업계 전체의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LG화학] |
1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지막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화케미칼은 영업이익이 9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3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줄었으며, 당기순손실 347억원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화케미칼이 실적이 크게 악화된 배경으로는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차) 축소가 가장 먼저 꼽힌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료가가 올랐으나 주요 제품들의 신증설 물량 출회,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공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앞서 지난달 말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3.7% 줄어든 60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초소재사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LG화학의 기초소재부문 영업이익은 올 3분기 5477억원으로, 전분기(7045억원)와 전년 동기(7553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정호영 LG화학 사장은 "원재료 가격 상승 및 수요 위축 등으로 기초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화학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최근 주력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사업부문의 활약에 힘입어 체면치레를 했다. 전지사업부문은 전기차 판매 호조 및 소형전지 매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분기 최대치인 1조704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843억원으로 전분기 270억원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반면 전통적인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하는 롯데케미칼은 유가상승의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0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1분기 이래 10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유가상승으로 원료가가 상승해 제품의 스프레드가 하락했다"며 "대외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위축과 여수공장 정기 보수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화학업체들의 성적이 유독 낮아 보이는 데는 지난해 실적이 '비정상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근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률이 20% 수준인 지난해 상황이 비정상이고, 지금 상황이 정상"이라며 "지난해 미국 허리케인 때문에 에틸렌 캐파 1000만톤 공장이 꺼지면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0.4%였지만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1.9%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아 화학업계의 표정이 한동안 어두울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4분기를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는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주요 제품 가격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떄문이다.
이에 대해 한화케미칼은 "가성소다는 주요 수요처인 중국 알루미나 산업의 가동 제한과 인도의 수입제한 조치 등의 영향으로, PE와 TDI는 글로벌 공급 증가로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호영 LG화학 사장 역시 "유가 강세 및 무역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여수 NCC 정기보수 영향으로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전지 부문의 매출을 성장시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019년 상업생산 예정인 미국 에탄분해설비(ECC) 공장 및 국내 신‧증설 사업 완료에 따른 수익성 강화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