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 가장 변동성이 큰 금융자산인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오히려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수 주 간 비트코인은 약 6500달러(약 734만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정신없는 랠리를 펼친 후 올해 들어 끝 모를 추락세를 보이던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가상화폐 추종자들은 이처럼 변동성이 떨어지면 거래 화폐로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0월 1일 이후 일일 등락이 2%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일일 변동폭이 2017년 말과 올해 초 5%를 보이고 심심치 않게 두 자릿수 등락까지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잠잠해진 것이다.
또한 전통적 금융시장과도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증시는 7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국채수익률은 급등했고 상당수 신흥국 통화들은 추락했다. 미국 원유 선물은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며 공식 약세장에 진입했다.
비트코인의 30일 변동성 지수는 2016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간 반면 S&P500의 변동성 지수는 3월 이후 최고치로 뛰어, 비트코인과 S&P500의 변동성 지수가 이제 거의 등가를 이루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투기세력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떠났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된 것이라 보고 있다. 비트코인 전문 조사기관 비트코이니티에 따르면, 지난 10월 비트코인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역대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해 12월보다 70% 줄어든 수준이다.
블록체인 투자펀드인 NEO글로벌캐피탈의 토니 구 창립자는 “다른 자산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돌아섰다”며 “이들은 다른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한 헤징 수단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절대적 변동성은 선진국 국채나 통화 등 안정적인 전통 자산보다는 여전히 높다. 하지만 다른 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동안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줄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더리움과 XRP 등 여타 가상화폐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있는 추세다.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가상화폐 변동성이 줄어든 것은 가상화폐의 활용을 확대할 또 다른 기술 혁신을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이미지[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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