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카드·종금 자회사 편입과 BIS비율 등 마무리 시간 필요
손태승 회장에 지주회사 기반 역할 줘, 2020년에 회장/행장 분리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30분만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우리은행장 겸직 결정.”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23층 우리은행 이사 8명은 제10차 이사회를 시작했다. 안건은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주식이전계획서 일부 수정의 건’으로, 내용은 “손태승 현 우리은행장을 지주회사 회장으로 선임해 회장/행장을 겸직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안건에 찬성하고 회의 개시 30분만인 11시에 폐회됐다. 논의가 필요 없었다는 이야기다.
노성태 이사회 의장은 “의안은 email로 송부했고 지난 간담회에서 충분히 논의된 내용이므로 다른 의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김학선 기자 yooksa@ |
10월에 열린 이사들의 간담회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 비중이 99%(자산 기준)여서 회장/행장 분리가 적절한 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또한 지주사로 전환해도 우리은행 등 자회사 자산에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현재 15%대인 우리은행 BIS 비율은 우리금융지주로 전환되면 10% 내외로 떨어져 대형 인수합병 실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또한 자회사로 우리은행, 우리신용정보 등 6곳은 확정했지만,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지분 이전 문제가 결정되지 않아 ‘미완’의 지주회사체제라고도 지적됐다.
그래서 당분간 회장/행장 겸직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소수 의견으로 신상훈 이사는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서 선임하자”고 주장하고, 또한 정부에서도 지주회사 취지에 맞게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사들은 손태승 행장이 회장을 겸임하되 1년 임기로 결정했다.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돼 2020년 3월 주총까지로 2019년 사업연도가 마무리되는 기간이다. 우리은행은 “카드/종금의 지주 자회사 이전과 그룹 내부등급법 승인 등 현안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주-은행간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 겸직체제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또 우리금융지주의 이사회를 지금보다 1명 줄인 7명으로 구성했다. 손태승 회장 내정자, 노성태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고문,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 전지평 북경 FUPU DAOHE 투자관리유한회사 부총경리, 장동우 IMM 인베스트먼트 대표, 배창식 예금보험공사 실장 등이다. 대부분 현 이사들이 재선임됐고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이 신규 선임되고, 신상훈 오정식 이사가 사퇴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