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대로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러시아 스캔들은 물론이고 성추행 파문과 가족 비즈니스와 개인적인 자금 거래 및 탈세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때문에 내년 정치권에 허리케인이 몰아칠 것이라는 경계감이 번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중대 위기를 맞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선거 결과에 대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앞으로 행보를 강하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향해 날을 세웠다가는 전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
내년 워싱턴 정치권의 칼바람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은 하원 다수당 차지가 민주당에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 벼랑 끝으로 몰아 갈 황금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간선거 이전부터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이미 선전포고를 한 바 있고, 하원 신임 정보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엘리야 커밍스(민주당, 메릴랜드)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로 나설 전망이다.
정보위원회는 지난 2년간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에 이렇다 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판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커밍스 의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혹들을 신중하고 투명하게 다룰 것”이라며 “하지만 분명히 할 일을 할 것이고, 그들은 악몽을 꾸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세간의 관심이 모인 것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행보다.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과 선거 자금법 위반에 대한 조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뮬러 특검은 앞서 중간선거 이후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민주당도 조사 결과물에 시선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최근 CNN은 일명 ‘맨해튼 마담’으로 통하는 크리스틴 데이비스가 8월1일 뮬러 특검팀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장기간 수행한 로저 스톤과 개인적인 연결고리를 가진 데이비스를 통해 특검팀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가운데 그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과 끊이지 않는 탈세 의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부적절한 자금 거래도 워싱턴 안팎에서 지켜보는 쟁점들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공화당이 먼저 나서지 않는 상황에 탄핵을 주도했다가 자칫 2020년 대선에서 불리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주요 경합지역에서 민주당 하원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 가운데 약 3분의 2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선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도마 위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들이 베일을 벗으면서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주요 외신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정치적 공격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밝힌 자리에서 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경우 전시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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