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누구보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인물은 다름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국내외 크고 작은 정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농후할 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 생명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그가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각) 밤 공화당 선거 유세에 나가 2020년 대선 슬로건으로 ‘Keep America Great(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하원을 탈환하기 위해 필요한 의석은 23개. 민주당의 승리는 공화당과 백악관에서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주요 외신들은 예상대로 공화당이 하원을 뺏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사업과 자금 거래, 더 나아가 그의 탄핵 추진까지 민주당이 생각보다 과격한 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탄핵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2020년 대선이 험난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6일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경계하는 민주당 후보 5명을 제시했다. 이들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에 대한 민주당의 강경 노선을 주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먼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다. 그가 원내대표 자리를 지켜내면 진보주의 성향의 정치인들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치밀한 감독과 견제를 펼칠 전망이다.
실제로 펠로시 대표는 최근 한 포럼에서 각 정부 기관에 대한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엘리야 커밍스 메릴린대즈 하원 의원도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위험한 인물’로 지칭했던 그가 하원 감독 및 정부 개혁 위원회의 수장에 오를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재원 낭비 및 남용, 크고 작은 위반 행위를 정조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비즈니스 및 자금 거래와 관련된 범법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 정부 관계자가 트럼프 호텔이나 건물에 입주하면서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값을 치르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 커밍스 의원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세력을 앞세워 저격수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기 하원 정보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애덤 시프 캘리포니아 주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줄에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 3월 공화당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어떤 부조리한 연결고리고 없다고 주장했을 때 시프 의원은 미국과 미 국민들에게 치욕적인 조사 결과라며 날을 세웠다.
연방 검사 출신인 그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불미스러운 거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상당수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까지도 그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 하원 정보위원장에 오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숨통을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하원 법사위 위원장 물망에 오른 뉴욕주의 제럴드 나들러 의원과 캘리포니아주 맥사인 워터스 의원도 공화당 측이 견제하는 이들이다.
특히 나들러 의원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지지한 브렛 캐배너 연방대법관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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