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는 물론 전세계 ‘트럼프 주의’ 확산에 분수령이 될 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6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전 5시 버몬트주에서부터 시작된 투표는 시차에 따라 중부, 서부, 알라스카 순으로 이어진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최초’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선거 결과에도 눈길이 가고 있다.
CNN 등 미국의 TV 방송들은 이날 오전부터 조지아주 투표소를 연결, 현장 스케치를 내보내고 있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때문이다. 에이브럼스 후보가 공화당의 브라이언 캠프 후보를 누루고 승리할 경우 미국은 사상 최초의 여성 흑인 주지사를 맞이하게 된다.
선거 마지막날까지 조지아 주시사 선거는 경합 상태다. 에이브럼스가 다소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지만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태다. 여기에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선 흑인 여성 주지사 탄생 여부라는 정치적 함의가 상승 작용을 일으켜 선거기간 내내 표밭을 뜨겁게 달궜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오른쪽)와 함께 지지 집회에 나선 민주당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조지아주 주지사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장외 유세전도 치열했다. 지난 1일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유명한 흑인 여성으로 손꼽히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에이브럼스 지원 유세를 펼쳤다. 윈프리는 한때 투표조차 할 수 없었던 미국 흑인의 가슴 아픈 역사를 거론하며 에이브럼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날 공화당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투입, 맞불을 놓았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한 백인우월단체는 조지아주 유권자들에게 윈프리를 사칭, ‘내 친구 검둥이 계집애(에이브럼스)에 투표하라 ’는 자동발신 전화를 보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최초의 여성 무슬림 하원의원도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으로 미시간주 하원의원에 도전한 라시나 탈리브와 미네소타주의 일한 오마르 등이다. 탈리브는 팔레스타인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 지역엔 공화당에서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당선이 확정적이다. 소말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의 오마르 역시 선거구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우세지역이어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버몬트주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크리스틴 홀퀴스트는 미국 사상 첫 트랜스젠더(성전환) 주지사에 도전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재러드 폴리스 하원의원이 승리하게 되면 최초 ‘게이’ 출신 주지사로 기록된다.
한편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결과도 관심을 끈다. 민주당 후보 나선 앤드루 길럼은 플로리다주 최초의 흑인 주지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길럼은 상대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플로리다는 미 대선 승부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다. 더구나 흑인 주지사 탄생이란 상징성이 겹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길럼 후보에 대해 인종차별적 표현과 함께 ‘실패한 사회주의자’라는 색깔론까지 써가며 낙선 운동에 열을 올렸다. 소니 퍼듀 농업장관도 플로리다 지원 유세에서 이번 선거가 ‘목화 따기만큼 중요하다’라고 말해 큰 물의를 빚었다. ‘목화 따기’ 표현 자체가 흑인들을 비하하고 모욕감을 주는 언사다.
민주당에선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히는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직접 지원유세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야유만 보낼 게 아니라 직접 가서 투표해야한다. 지금 이순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일 것” 이라고 길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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