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베 얀손의 동화 캐릭터 '무민' 테마로 꾸민 박물관도 소재
헬싱키 발트해 바다에서 사우나와 수영 동시에 즐길 수 있어
[핀란드=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핀란드(Finland)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북유럽 국가다. 핀란드어로 핀란드는 수오미(Suomi)라고 부른다. 수오미는 '호수의 나라'라는 의미다. 그만큼 크고 작은 호수가 많다. 18만 개가 넘는 호수가 있으며 국토의 75%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캐릭터 무민과 산타클로스의 고향이자 북유럽 디자인을 대표하는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와 이딸라(Iittala)의 본고장이다. 한국과 비교해 인구는 10분의 1수준이지만 면적은 3배에 달한다. 핀란드는 사우나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 '사우나의 수도' 탐페레
[핀란드 탐페레=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 라우하니에미 사우나(Rauhaniemi Sauna) 2018.08.25 youz@newspim.com |
탐페레는 ‘사우나의 수도’로 불리기도 한다. 핀란드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공중 사우나 라야포르티(Rajaportti)가 있기 때문이다. 명성에 걸맞게 도시 곳곳에 사우나가 있어 사우나를 마친 후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통적인 사우나를 경험하고 싶다면 1928년에 개장한 라우하니에미 사우나가 제격이다.
나시야르비(Nasijarvi)와 피하야르비(Pyhajarvi)라는 두 호수 사이에 위치한 탐페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헬싱키, 에스포에 이어 핀란드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전 세계에서 사우나가 가장 많은 도시로 알려진 탐페레에는 강가에 위치한 전통적인 방식의 사우나 외에 사우나와 가스트로펍을 결합한 복합레저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특히 피하야르비 호숫가의 사우나 레스토랑 ‘쿠마’는 사우나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레저 공간으로 테라스가 호수를 바라보는 형태로 설계돼 뛰어난 경관을 갖췄다. 사우나 후에 맛보는 핀란드식 퓨전 생선요리와 샐러드 등은 건강한 풍미를 선사한다.
탐페레를 관통하는 탐메르코스키(Tammerkoski) 강은 과거엔 수력발전에 활용됐다. 풍부한 전력은 탐페레가 공업 도시로 발전하는 데 동력이 됐다. 지금도 그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당시의 붉은 벽돌 공장들은 박물관과 레스토랑, 상점 등으로 탈바꿈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의 탐페레를 한눈에 담으려면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내신네올라(Näsinneula)와 퓌니키(Pyynikki)에서 아름다운 탐페레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매력의 퓌키니 전망대는 1층부터 달콤한 향기가 관광객의 후각을 자극한다. 조그마한 카페에서 솔솔 풍겨 나오는 도너츠 냄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설탕이 가득 묻은 도너츠 한 입은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 토베 얀손·후고 심베리·라르스 손크...예술가들의 향연
[핀란드 탐페레=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 탐페레 대성당 2018.08.21 youz@newspim.com |
탐페레 하면 핀란드의 대표 화가인 후고 심베리(Hugo Simberg)를 빼놓을 수 없다. 후고 심베리의 ‘상처 입은 천사’는 헬싱키의 미술관 외에도 탐페레 대성당의 프레스코화로 만나 볼 수 있다. 성당 안에서 상처 입은 천사를 바라보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지고 경건해진다.
1902~1907년에 지어진 탐페레 대성당은 핀란드의 건축가 라르스 손크(Lars Sonck)가 설계했다. 민족주의 성향이 두드러졌던 20세기 초 핀란드의 국가적 낭만주의 양식과 아르누보 양식을 대표한다. 외관은 높이 솟아 있는 첨탑과 함께 화강암으로 마감한 기둥과 외벽이 특징이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면 대형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래 모든 인종의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폭 10m, 높이 4m의 대형 제단화는 핀란드의 인상주의 화가 마그누스 엥켈(Magnus Enckell, 1870~1925)의 1907년 작품이다.
인기 동화 무민 시리즈를 테마로 꾸민 무민박물관(Moomin Museum)도 탐페레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 '무민을 만들어낸 작가 토베 얀손이 그린 원화를 포함해 2000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특히 토베 얀손이 육성으로 읽어주는 무민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비록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그녀의 다정한 목소리가 오래도록 무민을 기억하게 해준다.
◆ 이토록 핫한 헬싱키 ‘경유지라고 부르긴 아까워’
[헬싱키=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 헬싱키에 새로 생기게 되는 뮤지엄 아모스 렉스2018.8.22.youz@newspim.com |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300개가 넘는 작은 섬들과 아름다운 공원으로 이뤄진 해안 도시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의 숍이 모여 있는 에스플라나디 공원 주변과 디자인 디스트릭트에서는 자타 공인 디자인의 나라인 핀란드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도축장으로 사용되던 떼우라스따모(Teurastamo)가 최근에는 핀란드 내에서 가장 핫한 재생 건축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도축장이라는 의미인 떼우라스따모는 1933년부터 1990년대까지 도축이 이뤄졌다. 지금의 모습은 2013년에 갖추게 된 것이다. 로스팅 카페, 양조장, 서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들어서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넓은 잔디밭에 그물침대와 선베드가 설치돼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다. 연중 내내 진행되는 무료행사 역시 떼우라스따모가 헬싱키 어반 라이프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떼우라스따모 야시장’(Teurastamo’s Night Market), ‘채식의 거리’(VegeStreet)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헬싱키에서 가장 핫한 곳은 알라스 바다 수영장(Allas Sea Pool)이다. 헬싱키 남쪽 만(灣) 카우파토리 시장(Kauppatori Marketplace) 옆에 위치해 있다. 수영장은 연중 내내 이용할 수 있게 물의 온도를 조절한다. 바로 옆에 사우나가 마련돼 수영과 사우나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수영장 한 칸은 발트해에서 바닷물을 끌어와 바다 수영장(seapool)으로 운영한다. 발트해에서 수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수영장에서 헬싱키 시내는 물론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의 모습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눈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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