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정치

속보

더보기

'카슈끄지 살해 배후' 오명에도 무함마드 왕세자 '권력' 끄떡없다

기사입력 : 2018년11월02일 10:05

최종수정 : 2018년11월02일 15:22

'반(反)이란 전선' 구축 꿈꾸는 美, 사우디 비판에 '소극적'
"'무소불위 권력' 행사하는 왕정국가서 왕세자 대적할 사람 없어"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전말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지만, 배후로 거론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사우디 제재에 대한 미국의 소극적인 행보와 사우디의 절대 군주제  그리고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사우디가 차지하는 위치 등 세 가지 요인을 카슈끄지 사태에도 공고한 무함마드 왕세자의 권력 유지 원인으로 지적했다.

NYT는 민주당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조차 사우디에 미국산 무기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백악관 내부에서도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조차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파트너십에 균열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의 제재라고 지적했다.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에 통치에 관여하거나 외교 정책을 감독하는 강력한 총리 혹은 고위 관리 임명을 권고하는 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지만, 이 같은 제안들은 실제로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내부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대적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싶어할 이가 아무도 없을 뿐 더러 아무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같은 관리직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미국이 구축하고자 하는 '반(反)이란, 아랍-이스라엘 동맹'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왕실과 거리를 두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친(親)미 우방국으로 양국 모두 이란을 '공동의 적'으로 두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무소불위 권력' 행사하는 왕정국가서 왕세자 대적할 사람 없어"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외에 국왕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사우디의 '전제 군주제'가 무함마드 왕세자의 권력 유지가 가능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프린스턴대학교의 중동 전문가인 버나드 헤이켈 교수는 "(사우디에서는) 모든 권력이 왕으로부터 나온다"며 "왕이 권력을 위임한 사람은, 왕이 준 권력을 도로 빼앗아갈 때까지 모든 권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곧 사우디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내에서도 무함마드 왕세자를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권력을 손에 쥔 후 반부패 수사를 진행하며 부패 혐의로 수많은 왕자들을 감금했으며, 정치적 경쟁자들 역시 처단했다. 사우디 왕실의 한 인사는 NYT에 "모두 무함마드 왕세자를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입을 열면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국가들은 계속해서 사우디에 무기를 팔고, 석유를 사들이려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컨퍼런스에 수많은 정·재계 거물들이 보이콧 했지만 행사 당일 무함마드 왕세자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비웃기라도 하듯 만면에 웃음을 보이며 등장해, 서방국의 반격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 역시 컨퍼런스 불참 계획만으로 무함마드 왕세자의 권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순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한 달 동안 들끓었던 사우디를 향한 비난이 가라앉기 시작하고, 곳곳에서 사우디-미국 동맹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미 중동사령관 조셉 보텔 장군은 이주 "사우디와의 군사적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보텔 장군은 사우디와의 파트너십을 "깊고, 강하며, 이롭다"고 규정했다.

한때 사우디와의 관계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계의 큰 손들 역시 이주 들어 카슈끄지 사태에서 슬그머니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의 어마어마한 원유 매장량 때문이다. HSBC의 최고경영자(CEO) 존 필린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격분하는 것이 이해된다고 밝히면서도, "그럼에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사우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사우디와 관계를 끊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FII 컨퍼런스에 불참한 JP 모간 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도 31일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불참해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또 다이먼은 "(사우디와) 거래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사우디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모든 일을 묵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사우디와의 거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루트 소재 카네기중동센터의 마하 야히아 소장은 카슈끄지 사태에도 무함마드 왕세자의 권력에 흠집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랍권의 독재자들에게 일종의 교훈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그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지금보다 더 잔인하게 행동해도 된다. 다만 다음번에는 더 똑똑하게 행동해야 한다. 절대로 잘 알려진 언론인을 영사관 안에서 죽여서는 안 된다"

 

saewkim9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G CNS 상장 첫날 '9%' 하락 왜?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올해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가 상장 첫 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익실현 물량이 속출하며 주가는 공모가 대비 10% 가까이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나치게 높았던 공모가와 구주매출 비중이 첫날 흥행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상장 첫 날인 만큼 당분간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LG CNS(LG씨엔에스) 상장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5 mironj19@newspim.com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는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 하락한 5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6조원에서 5조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LG CNS는 IPO 시장에서의 높은 기대감 속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도 21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다만 주가는 개장 직후 급락하기 시작해 장중 11.31%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성적 부진의 이유는 가격이 공모주 최상단으로 정해졌던 점,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 등이 거론된다. 증시에서 딥시크 여파로 AI 관련주가 부진했던 점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에게 상장 자금이 돌아가기 때문에 회사에 신규 자금 유입이 없다. 이 비중이 클수록 상장효과가 낮아진다. 이번 LG  CNS의 구주 매출은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크리스탈코리아가 보유한 물량으로, 상장 자금을 맥쿼리자산운용이 갖게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흐름을 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LG CNS의 경우도 구주 매출과 상장 직후 기존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존재했던 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상장 당일에는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매도세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모주 최상단으로 가격이 정해졌던 부분과 구주 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이 첫 날 단기 차익 실현 물량으로 발현됐다"면서 "삼성SDS 대비 AI쪽 매출의 비중이 큰 편인데, 최근 딥시크 쇼크 등으로 AI 관련주가 하방 압력을 받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LG CNS의 사업모델이 미래에 성장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내다보는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보다는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어로 꼽히는 공모주인 만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부진했던 IPO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분간 주가는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하루 이틀 정도 더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만, 단기간에 매도 가능한 물량이 모두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일정 기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LG CNS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룹 내 역할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oneway@newspim.com 2025-02-05 16:32
사진
中 딥시크, 토종 천재 139명의 반란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충격파는 가히 전면적이다. 기적에 가까워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탁월한 가성비는 차치하더라도, 순수 국내파 인재만으로 일군 역작이라는 점에서 미국 바깥 나라들, 특히 AI 후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 중국의 AI 인재 양성 비책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도 급증했다.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달랐을까. 3편에 걸쳐 그 답을 찾아볼 생각이다.  중국의 AI 벤처기업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형 대형 AI 모델 '딥시크 R1'의 개발진은 해외 유학파가 아닌 중국 로컬 엔지니어들로만 구성돼 있다. 딥시크의 의미는 중국 인재들이 글로벌 AI의 중심부로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더 심대할 수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 더 강력해진 제2, 제3의 딥시크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딥시크의 설립자는 1985년생인 량원펑(梁文鋒)이다. 광둥(廣東)성 잔장(湛江)시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중학교때 고등학교 수학과정까지 모두 독학한 수학천재였다. 전교 1등을 이어가던 그는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저장대학 전자공학과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량원펑은 2008년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량화 자동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에 대학 동창과 함께 투자업체를 차렸다. 2016년에는 환팡커지(幻方科技, 하이플라이어)라는 이름의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AI를 활용한 투자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21년 환팡커지의 자산관리 규모는 1000억위안(20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사진=바이두 캡처] ◆"유학파 아닌 현지 인재로 성공해 보이겠다" 량원펑은 2023년 7월 딥시크를 설립해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량원펑은 환팡커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내 AI 인재들을 개발자로 모집했다. 량원펑은 유학파는 배제하고 중국 현지 인재들로만 개발진을 꾸렸다. 본인 스스로가 토종 인재였던 만큼, 유학파가 아닌 현지 인재만으로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다. 그는 '상위 1%의 천재들만 모아서 99%의 기업이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한다'는 모토로 성적 우수자들과 각종 대회 우승자들만을 채용했다. 이렇게 딥시크는 139명의 진용을 꾸렸다. 이 중에는 'AI 천재소녀'로 불리는 1995년생 뤄푸리(羅福莉)도 있고, 베이징대 물리학과를 졸업해 혁신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가오화쭤(高華佐)도 있다. ◆"중국은 혁신 기여자가 되어야" 그리고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생성형 AI 대형 모델인 딥시크 V3를 출시했고, 지난달 20일 추론형 대형 모델인 딥시크 R1을 출시하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의 천재 139명이 전세계를 상대로 파격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량원펑은 "실리콘밸리가 딥시크에 놀라워하는 것은 중국 기업이 '혁신 추격자'가 아닌 '혁신 공헌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도 무임승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기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뤄푸리 딥시크 연구원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의 이공계 중시 사회 풍조 딥시크의 성공 이면에는 전사회적으로 이공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풍조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의대와 법대에 진학한다면, 중국의 학생들은 공대에 진학한다. 현실적으로도 중국에서 공대 출신들의 급여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회장은 지난해 12월 딥시크의 연구원인 1995년생 'AI 천재소녀' 뤄푸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연봉 1000만위안(2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연봉 스카우트 소식은 중국의 관련 업계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또한 이 같은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1978년 개혁개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이공계 중시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이 깔려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제재로 인해 중국의 이공대 우대 정책은 더욱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딥시크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중국 AI 인재들이 본격적으로 세계 중심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는 곧 중국의 교육이 성과를 낸 것이며, 중국의 50년 과학기술 인재 육성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AI 벤처기업인 딥시크의 홈페이지 화면 ys1744@newspim.com 2025-02-05 15: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