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는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 월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행보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이는 금리와 주가를 포함한 금융 지표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표소 [사진=블룸버그] |
31일(현지시각)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한편 공화당이 상원을 석권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미국 주식과 달러화가 하락 압박을 받는 한편 채권과 신흥국 자산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주식시장에 한파가 닥칠 수 있는 이유는 정치권의 혼란과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의 2016년 대통령 선거 개입 관련 로버트 뮬러 특검 팀의 수사에 속도가 붙는 한편 민주당이 탄핵 움직임을 취할 여지가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10월 뉴욕증시가 급락을 연출한 것도 무역전쟁을 포함한 경제적 변수 이외에 정치적 쟁점이 작용한 결과라고 씨티그룹은 주장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쥔 현 체제에 변화가 발생할 경우 달러화 역시 한파를 맞을 전망이다.
내년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에 뺏길 경우 새로운 재정 부양책이 동원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접수한 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중 일부를 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관련 신흥국 통화에 상승 탄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초 이후 신흥국 자산이 홍역을 치른 것은 강달러와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중간선거 결과로 인해 달러화 상승이 주춤할 경우 신흥국 자산시장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씨티그룹은 주장했다.
이와 달리 공화당이 예상밖으로 선전,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면 달러화가 오르는 한편 신흥국 자산시장에 먹구름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 상하원이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나뉠 경우 채권 가격은 상승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추가적인 세제개혁과 복지 예산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채 수익률을 진정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TD증권의 제너디 골드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상하원이 양분된다는 것은 정책 시행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의미”라며 채권 가격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하원이 이른바 정부 ‘셧다운’을 협상 카드로 동원할 경우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면서 국채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는 10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에 베팅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민주당 후원금이 5680만달러로 공화당의 334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하원 의석을 35개 쟁취, 하원 장악에 필요한 23개를 크게 웃도는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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