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모멘텀 상실
코스피100, 작년보다 약 19% 빠져
美 기업 수익 성장률 둔화…"법인세 인하 약발 다 했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증시와 경제 지표가 경제 성장 둔화와 전면적인 경기 침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2019년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연간 세계 교역 규모(노란 점선) 대비 코스피100지수(흰선) 추이 [자료=CPB, Refinitive Eikon] |
로이터통신의 존 켐프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가 경제학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분기 조사 결과, 2019년 세계 경제 전망은 악화됐다며 세계 증시와 지표 모두 한 방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그 요인으로 들었다.
우리나라 코스피(KOSPI)100 지수는 작년보다 19% 가까이 떨어졌다. 켐프 애널리스트는 코스피100지수가 2008/09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강력한 수출 지향성을 감안할 때 코스피 100은 한국의 국제무역에서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급격한 하락은 향후 몇달 간의 무역 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것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세계 무역에 상당히 노출된 독일의 닥스(DAX)지수 역시 지난해 초부터 14% 빠졌다.
심지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강력한 경제 펀더멘탈과 함께 강세를 보인 월가 증시에서도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해 10월과 비교할 때 7% 가량 올랐지만 연간으로 따졌을 때 상승률은 약 2년래 최저다. 올해 초 최고치를 기록한 상승률(24%)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초 미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로 인한 자극제가 약발을 다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잇달아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익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분기 실적을 내놓은 자산운용사 블랙록부터 인터내셔널비즈니스머신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은 예상 이하의 실적을 내놨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들어 S&P 500 기업 중 35%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수익 전망에 부합하지 못했다. 지난 한달 S&P500지수는 4.8% 빠졌다. 금리 인상과 무역 갈등 등의 우려가 투자자들의 기술주 매도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 국채 수익률 커브는 역전하는 추세다. 10년 만기 국채는 2년 만기 대비 26베이시스포인트(bp)로 격차가 좁혀졌는데 이는 과거 경기침체나 성장 둔화 경험에서 관측됐던 징후다.
미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25년래 최고에 근접해 있으며 금리 인상과 국채 수익률 커브의 평탄, 전반적인 주가 하락이 현재 금융 여건의 주요한 긴축 현상을 대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종합 경제 지표도 약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 외 소비국들의 유가 상승은 많은 신흥시장에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란 금수조치,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암살 의혹 등 특수한 지정학적 요인도 있어 이러한 금융과 실질적 지표 그 자체로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모든 수치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면서 이는 세계 경제의 모멘텀이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켐프 애널은 이 시점에서 경기 침체가 성장률의 완화된 상태('성장 경기후퇴') 또는 실제 경기 침체('전반적인 경기 후퇴') 등 내년 경기가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1945년 이후 대부분의 경기 후퇴가 성장률의 경미한 둔화 또는 경제 활동 감소 등을 나타냈다며 금융위기 때만큼의 심각한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지표는 내년 성장률이 2017/18년보다 상당히 둔화될 것임을 나타내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