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著 / 신세림출판사 刊
현대의학의 한계... 증세치료에만 집중
완전한 치료의 길, '자연치유'에서 찾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수습기자 = 우리가 잘 아는 불가사리나 바닷가재, 해삼 등은 불멸의 생물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재생 능력이 있어 외부 공격이 없다면 늙지도 아프지도 않고 불로장생한다. 과학자들도 암이나 백혈병 같은, 현대 의학으로 여전히 고치기 힘든, 질병을 치료할 비밀을 이들 유전자에서 찾고 있다고 한다.
'내 몸 안에 준비된 의사'의 저자 김재호씨는 이런 놀라운 힘이 우리에게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몸은 스스로 치료하는 능력이 있어서 현재 인류가 고통 받는 대부분 난치병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이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관리하면 암 같은 무서운 병마도 거뜬히 무너뜨릴 수 있다. 저자는 우리 몸의 자연치유 능력, 질병이 생기는 원리, 현대 의학의 한계, 자연 치유 능력 활용법 등을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갖가지 질병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암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병은 왜 생기는지, 어떻게 악화해 가는지, 질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무엇인지 등은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전문 의학 분야이다. 저자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어떻게 들어와 어떤 방식으로 맑은 샘물을 흐리는지 마치 동화책을 읽어주듯 쉽고 재밌게 보여준다.
김재호의 생명이야기 '내 몸 안에 준비된 의사' |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현대 의학은 사실 치유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대 의학은 잠시 병의 증상을 완화해줄 뿐 완전히 치료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병을 온전히 치료하기 위해선 그 병이 생긴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하는데 그 병마의 원인도 우리 몸의 자연치유 시스템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도 인간의 자연치유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듯, 이 시스템을 되찾는 것만이 질병을 말끔히 없애는 유일하고도 가장 쉬운 방법인 것이다. 부작용이 심한 약물치료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은 질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사는 우리에게 가뭄을 적시는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전문 의료인은 아니다.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조달청에서 근무한 경제관료 출신으로 현재 KB자산운용의 상근감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의학 자료와 통계 데이터를 토대로 책의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히려 전문 의료인들이 잘 알려주지 않은 의료 현실을 조목조목 짚어줘 병원 치료에 대한 현대인의 맹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저자에게 의구심을 가질 독자들을 위해 전문 의료인의 의견을 책에 실어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 자연치유 시스템으로 병을 극복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면 더 생생하게 다가왔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저자는 사랑하는 가족의 아픔을 계기로 치유 분야에 몰두하게 됐다고 한다.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과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몇 년 전 접했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유방암과 난소암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유전자 검사를 받았는데 자신도 역시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던 것이다. 병마는 이처럼 소중한 가족에게도 유전돼 고통을 대물림하니 더욱더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저자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암의 원인이 유전인 경우는 10%도 안 될 정도로 미미하다며 외국 통계를 들어 설명한다. 대부분 질병이 후천적인 만큼 가족력 때문에 막연히 불안해하거나 부모를 원망하기보다는 우리 몸의 최고의 의사인 자연치유 시스템을 가꿔나가는 가족 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내 몸을 망친 미꾸라지는 어디서 왔을까? 사실 내 몸의 병을 만들고 키운 건 자연치유 시스템을 망가트린 잘못된 식습관과 게으름이 아니었을까? 건강을 흐린 미꾸라지는 결국 나 자신이 아니었는지 책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두려움보다는 의지로, 현대 의학에 대한 의존보다는 우리 몸에 대한 주인으로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