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교회 조직 없지만…교황, 평화 적극 행보 나설 수도
시노드 바쁜 기간에 文 대통령과 이례적 만남, 의미 커
이해찬 "교황이 내년 봄에 북한 방문하고 싶어한다"
[로마=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어서 성사 여부에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7박 9일 간의 유럽 순방의 주요 목표인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교황의 지지를 요청하고, 북한의 방북 초청 의사에 대해 전달한 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초청장을 소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정은 위원장에게 교황 방북을 제안한 장본인인 만큼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이를 축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사제와 신도가 존재하지 않은 곳이어서 교황의 방문이 쉽지 않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평화나 난민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북한이 정식 가톨릭 교회나 사제가 없지만 동북아 평화를 위해 교황이 파격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말도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통상 교황의 정상 면담이 이른 시간에 약 30여분 정도 이뤄지는 반면, 문 대통령의 단독 면담은 정오에 이뤄지며, 시간 역시 다소 길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현재 세계주교대의원회(시노드)가 진행 중이어서 교황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이 잡힌 것 자체가 교황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한 이후 곧바로 교황청의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회담을 갖는다. 교황이 방북을 결심하면 문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과 방북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제가 들은 바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 봄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어 하신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한 것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초청 당사국인 북한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을 이날 결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교황이 방북을 결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또 다른 장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세계 카톨릭의 수장으로 국제사회에 영향력이 큰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 자체의 상징성이 적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떤 선택을 할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