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 1호 선박, 첫 취항식
세월호 3배 크기…"안전·편의 수준 향상"
[전남 완도=뉴스핌] 이규하 기자 = 여객 정원 1180명과 승용차 200대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카페리가 ‘완도-제주’ 항로를 첫 취항한다. 정부의 현대화펀드 1호로 탄생한 ‘실버 클라우드호’는 세월호 3배의 크기로 최신 안전시설을 자랑한다.
해양수산부와 운항선사인 한일고속은 전남 완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 1호 지원선박인 ‘실버 클라우드호’의 취항식을 진행했다.
실버 클라우드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연안여객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 지원사업의 첫 성과물이다.
현대화펀드는 카페리, 초쾌속선 등 고가 여객선 건조금액의 50%를 15년간 무이자로 지원하는 금융 프로그램을 말한다.
17일 전남 완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 1호 지원선박인 '실버 클라우드호'가 취항하고 있다. [뉴스핌DB] |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 제1호 지원 대상사업자인 한일고속에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건조금액 492억원의 50%(246억원)가 융자, 지원됐다.
선박 건조는 우리나라의 첫 민간 조선소이자 카페리 선박 표준선형 개발에 참여한 대선조선이 맡았다. 2만263톤 규모의 실버 클라우드호 크기는 길이 160m, 폭 25m 등 세월호 3배에 달한다.
특히 복원성(수면 위 선박이 파도·바람 등에 의해 기울어졌을 때 원위치로 되돌아오려는 성질)과 각종 구명장비 등 국제적 수준의 안전성 기준이 충족됐다. 높은 파도와 빠른 조류에서도 저항을 최소화하는 선형이 적용됐다. 무엇보다 선상공연장 및 잔디 피크닉존, 키즈카페 등 여객 편의 시설도 강화했다.
해수부는 현대화사업 첫 사례를 시발점으로 연안여객선 2·3호 등 2022년까지 40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한일고속 2호와 H해운, 씨월드고속훼리 등 3개 선사 카페리(각 1척씩)가 현대화펀드를 통해 결정된 바 있다.
해당 선박 3척은 2020년경 항로에 투입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간 연안여객 업계는 영세한 규모, 수익성 악화 등으로 몇 백억에 달하는 건조비를 부담하기가 곤란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해외의 노후한 중고선을 사들였다”며 “국내 조선업계도 주로 상선 위주의 건조가 이루어져 수익이 크지 않고 수주물량이 적은 여객선 건조기술을 축적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7일 김영주 한일고속 실버 클라우드호 선장이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 1호 지원선박인 실버 클라우드호의 조타실 최신 안전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핌 DB] |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업계의 현실을 개선해 여객선의 안전과 편의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를 도입했다”며 “이에 발맞춰 대선조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박기술, 한국선급, 중소조선연구원 등 11개 업‧단체는 카페리 표준선형 개발에 참여, 선박 건조에 필요한 도면과 설계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박준영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은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의 첫 지원성과가 결실을 맺으면서 업계의 관심과 호응이 뜨겁다”며 “현대화 펀드를 통한 여객선 신조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펀드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과 카페리 외 다른 종류의 여객선에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일고속훼리의 실버 클라우드호는 제주-완도 운항시간이 약 12% 단축된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