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태평가 시 리스크관리 평가 가중치 35->40% 상향
재무평가 가중치는 낮춰, 리스크관리 못하면 적기시정조치
삼성증권 배당사고나 은행권 채용비리 고려한 기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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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융지주회사가 경영 리스크 관리에 소홀할 경우 '임원 교체'까지 가능하도록 감독 기준이 강화된다. 금융감독당국이 경영실태평가 시 리스크 관리를 재무상태보다 더 비중있게 보기로 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 등 금융지주사 경영실태평가에서 리스크관리 평가 가중치를 높이고(35%→40%), 재무상태 가중치를 낮추는(35%→30%)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적인 지표는 후행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선행적인 부분을 감지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 관리(이사회 및 경영진의 역할, 리스크정책, 절차 및 한도, 리스크 모니터링 및 보고, 내부통제) △재무상태(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잠재적 충격(금융지주사, 자회사, 내부거래)으로 나뉜다. 세 항목을 평가해 종합 등급(최하 5등급)이 4등급 이하일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평가 가중치가 달라지면서 앞으로 경영실태평가에서 리스크 관리 비중이 가장 높아진다. 기존에는 리스크 관리 등급이 낮더라도 재무상태나 잠재적 충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 종합 등급 평가가 희석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소홀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종합 등급이 4등급 이하면 당국은 금융사에 인력·조직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또는 감액, 신규 업무 영역 진출 제한 등의 경영개선권고부터 임원진 교체, 영업 일부 정지, 자회사 정리 등의 경영개선요구를 취할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원의 직무정지, 영업 양도, 6개월 이내 영업 정지 등 더 강한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경영실태평가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것은 최근 금융권에서 내부통제 실패나 취약한 지배구조로 인한 이슈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배당사고나 은행권 채용비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6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TF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전달했다.
해외에서도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개선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경영실태평가 제도를 바꾸는 추세다. 금감원이 참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RB)는 대형 금융사 경영실태평가에서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를 평가항목으로 분리해 조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도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질 전망이다.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금융 사고나 비리 의혹이 강력한 시정조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적인 신용리스크나 시장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에 더해 운영리스크 측면에서 통합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내부통제 측면에서 1건의 사고가 평판이나 거액의 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