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부티 기지' 항구화해 일본인보호·PKO 등 활용 방침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에 있는 자위대 거점기지를 항구화할 방침이라고 15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부티 기지는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위대의 첫 해외거점지다. 신문은 "일본 방위성 측이 해적 대처가 끝난 뒤에도 거점을 유지·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부티 정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 자위대 장비의 무상 양도 등에 착수하는 방향으로 연내 조정에 들어간다.
이라크 남부 사마와에 파견된 일본 자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해상자위대는 소말리아 해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2009년을 시작으로 현재 호위함 1척과 P3C초계기 2기를 아덴만에 파견한 상태다. 2011년부터는 지부티 국제공항 북서지구에 약 12㏊(헥타르)의 부지를 빌려 자위대원 숙소와 사무소, 격납고 등을 만들고 자위대 첫 해외거점지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소말리아 해적 문제가 최근 잦아들고 있어, 해적 대처를 위해 지부티 정부로부터 '당면 조치'로 인정받은 기지 유지 근거도 약해지고 있다. 2011년 237건이었던 소말리아 해적 적발 사안은 2015년 0건이었고 지난해엔 9건에 그쳤다.
해적 발생 원인인 소말리아 국내 테러와 빈곤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현재는 각국 파병 인력이 철수할 경우 해적이 다시 출몰할 수 있어 자위대도 파견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일본 방위성 관계자도 "언젠가 (지부티 기지) 철수를 판단해야 할 시기가 온다"고 지적했다.
지부티는 인도양과 지중해를 잇는 해상교통 요충지로, 아프리카의 거점으로 이용가치가 높은 곳이다. 특히 아프리카에 있는 재외일본인 보호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 자위대 측은 2016년부터 지부티 기지를 이용한 일본인 수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지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한 물자수송에도 활용할 수 있어 지난 남수단 PKO 활동 당시 자위대 파견과 장비품 수송 경유지로 8차례 이용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정부개발원조(ODA) 거점으로서 해당 거점을 활용하는 방안도 갖고 있다.
또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국이 지부티에 첫 해외군사기지를 마련했기에, 중국을 견제하는 일본으로서는 지부티 기지를 유지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부티 기지를 항구화하기 위해선 지부티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한 소말리아 해적 대처를 근거로 맺은 자위협정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서두르기 위해 재해지원에 사용했던 중고 자위대 차량을 지부티에 양도할 방침이다. 또한 지속적인 지원 확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