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향후 북·미협상서 미국 영향력 높이려는 방법"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정부가 자국의 인도주의 구호단체의 북한 방문을 금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장기구금 및 체포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지만, 인도적·의료적 지원 활동을 벌이는 구호단체에 한에서는 예외적으로 북한 방문을 허가했다. 하지만 WSJ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국무부가 자국민이 운영하는 구호단체 최소 5곳의 방북을 불허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는 국무부의 구호단체 북한 방문 차단이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사랑"을 공언한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며,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암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 선거 이후에 열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우호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호단체가 최근 6~9월 사이에 방북 신청을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 블랙마운틴에 있는 비영리 구호단체 '그리스도인의 벗들(CFK)'의 대표인 하이디 린튼은 WSJ에 11월 북한을 방문을 위해 지난 8월 국무부에 방북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번에 새로운 환자들을 만날 계획이었다"며 "경우에 따라서 만약 환자들이 한시라도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사를 오가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WSJ에 북한에 대한 구호단체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는 미국이 비핵화와 관련,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북한과의 양자 회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북한 주민들의 질병 및 건강 실태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많은 주민이 영양실조와 열악한 위생상태, 예방 접종 및 치료 미비로 고통받는 가운데 간염과 말라리아, 결핵과 같은 질병들도 만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결핵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500명 이상으로 이는 남한의 결핵 발병률의 무려 7배에 달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 인구의 40%가 영양 결핍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WFP가 현재 자금 부족에 직면했으며, 국제사회의 많은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WFP의 헤르베 베르후셀 대변인은 이날 또 대북지원을 위해 "외교적인 진전"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