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최근 6개월 사이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가 9% 가량 하락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7.0위안에 근접했다. 위안화 절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등 일각에서는 쉽게 7.0위안 방어선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하락세 [사진=바이두] |
◆ 점차 커져가는 중국 위안화 절하 압박
전문가들은 미중 간 치열한 무역전쟁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양국 관계가 위안화 환율 안정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역전쟁의 와중에 미국은 중국 경제를 고립화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신(新)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체결하며, ‘협정 참여국이 비(非)시장경제체제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는 ‘독소 조항(poison pill)’을 삽입했다.
여기서 말하는 비시장경제체제는 중국을 의미한다. 이 조항에 따라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은 중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선 사실상 미국의 허가를 얻어야만 한다.
9월 25일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일본, EU와 공동으로 중국을 겨냥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비(非)시장 지향적 정책에 대한 대응 등을 담은 이 성명은 중국을 견제,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중국은 보고 있다.
또한 지난 2, 3일 이틀 연속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한 뒤, 10월 8일 기준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3.23%까지 상승하며 2011년 하반기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과 중국 지준율 인하로 인한 미중 금리차 축소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신흥국의 주가지수 폭락 등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지난 4일 24개 신흥국 대표기업 주가로 구성된 MSCI 신흥 시장 지수는 2% 급락하며 올해 3월 이래 최대 낙폭을 보였다. 위안화는 달러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통화로써 신흥국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위안화 환율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 당국, 위안화 환율 7.0위안 방어 자신
중국 금융당국은 소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0위안 방어선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위안화 절하 압박이 거세지고는 있지만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는 올해 4분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8~6.9 위안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우선 국제금융연구소는 “급격한 위안화 절하로 대규모 자본 유출을 경험했던 2015년, 2016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대규모 국제 자본 유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당시에는 중국 국내 합법 및 불법적 방법을 통해 유출된 자금이 550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2018년 1분기 비저축성 금융계좌는 동기대비 168.3% 늘어난 988.7억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2분기 역시 299.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7년 1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자본 유출의 최종 목적지인 미국의 자본 흡입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미 직접 투자는 90% 이상 감소했다.
또한 통화 안정을 위한 인민은행의 조치가 지난 위안화 절하 때와는 다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과거에는 인민은행이 직접 시장에 개입하여 환율을 안정 시켰지만 결과적으로 외환보유고의 감소와 위안화 절하 추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후 인민은행은 중간가 환율 개혁, 자본 국외 유출 관리 제도 완비 등을 통해 외환보유고 축소 없이 환율을 관리하고 있다.
연구소 전문가들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상승이 위안화 절하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달러인덱스의 하락세를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현재 95 포인트를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올해 4분기에는 94 포인트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연구소는 “트럼프 지지율이 높을수록 달러 인덱스가 강세를 보인다”며 “미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달러 인덱스 역시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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