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고용 확대 지속 어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차그룹은 27일,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최대 25% 관세 부과 추진과 관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지 여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며 오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제외 기대감이 퍼진데 따른 경계감을 표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검토해 보라'는 지시는 정치적 수사의 표현일 수 있다"며 "현재로선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투자와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을 밝힐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청, 현대차를 비롯 국내 자동차업계에 미국 관세 부과 제외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나 일본, 멕시코 등은 대미 무역 흑자폭이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한국은 지난해 흑자폭이 대폭 감소했고, 특히 한국 대미 자동차 수출의 51%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미국 고용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미국을 방문,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잇따라 면담했다. 정 부회장은 면담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양국이 합의한 만큼 추가적인 관세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해줄 것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뉴스핌DB] |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 관세를 물릴 경우 한국산 자동차 가격은 9.9∼12.0% 정도 상승한다. 그에 따른 현대기아차를 비롯 국내 자동차업계의 피해액은 총 2조8900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1조4754억원, 기아차 1조1104억원, 르노삼성 1662억원, 한국GM 1400억원 등이다.
김동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미국의 25% 관세 철퇴를 맞으면 가격상승에 따른 충격은 2.8조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완성차는 물론 국내 부품업체들의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민관 합동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미국의 최대 25% 관세 부과를 가정한 이후의 대책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공청회에 정진행 현대차 사장을 파견한데 이어, 추석 직전에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면담했다.
장기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거나 공장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거나 공장을 추가하는 것 등은 하루아침에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느냐"며 "현재로선 그동안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것이나 현지 고용을 늘린 점 등을 어필하고 있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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