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보험료 세계 5위 수준
스위스리 '시그마 보고서' ...세계 147개국 분석
[서울=뉴스핌] 류태준 수습기자 =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보험료로 연간 377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지출 규모로 따지면 세계 5위 수준으로,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나라 보험료 수준 분석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세계적인 재보험사인 스위스리가 지난 7월 발간한 '시그마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했다.
[ 자료 = 김병욱 의원실 ] |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작년 기준으로 연간 1인당 3522달러의 보험료를 지출했다. 작년 평균 달러/원 환율 1070.5원으로 환산하면 약 377만원이다. 이는 세계 평균(650달러)의 5.4배에 달한다.
보험종류별로는 생명보험료로 1999달러(약 214만원), 손해보험료로 1523달러(약 163만원)를 지출했다.
특히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를 의미하는 보험침투도(insurance penetration)에서 11.57%를 기록했다. 이는 대만(21.32%), 케이먼군도(19.61%), 홍콩(17.94%), 남아프리카공화국(13.75%)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세계 평균(6.13%)의 1.9배에 해당해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스위스리는 1968년부터 매년 세계보험시장 현황과 통계를 담은 '시그마 보고서'를 발간한다. 작년 기준 보고서의 경우 세계 147개국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했다.
국내에서도 보험료 지출이 가계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 해 전국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소득대비 보험료 부담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매월 지출하는 평균 보험료가 103만4000원에 달한다. 가구당 12개의 보험에 가입해 평균 가계소득 557만원의 18%를 보험료로 지출하는 셈이다. 가계 수입 대비 적정 보험료 수준은 10% 내외로 알려졌다.
김병욱 의원은 “경제력과 가계소득에 견줘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지출할 경우 위험보장이라는 보험의 본래 목적을 벗어날 수 있다"며 "국민들이 적정한 수준에서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ngj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