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정상회담서 北 비핵화 중재안 수용 의사 밝혀
이르면 내달 2차 북미정상회담...핵신고·종전선언 맞교환
비핵화 논의 긍정적 시그널에도 美 행정부 "대북제재는 유지"
북미정상회담 결과 따라 대북제재 해제 시점 결정될 듯
[뉴욕·서울=뉴스핌] 김근철 특파원·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한 가운데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은 유지되는 모습이어서 향후 협상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4일(뉴욕 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부터 4시 10분까지 1시간 25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공조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설명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하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결과를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을 평가했으며, 조속한 시간 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듯을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전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비핵화 관련된 논의를 한 결과,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언급되면서 향후 이뤄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北 "상응조치 취재해 비핵화 진전"...사실상 선(先)종전선언 요구
그러나 북미 간 이견은 아직도 남아있는 상태여서 향후 논의에 따라 종전선언 및 대북 제재완화 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핵 무기 및 핵 프로그램 관련 신고 이전에는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북한은 기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동창리 장거리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등을 지나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으로 보면서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은 주변국 전문가의 참관 하에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를 양보했고,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영변 핵실험장 시설의 폐쇄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새로운 메시지를 통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비핵화 관련 안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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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신화사=뉴스핌]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 美 "대북제재 유지할 것"...북미정상 협상서 맞트레이드 판가름날 듯
미국도 여전히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23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핵사찰이 이뤄진다면 일부가 아닌 모든 시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또 "미국은 완전한 사찰을 수반한 비핵화를 원한다며, 제재 이행을 통해서만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분명하게 이룬 것은 경제제재로 추동력이었던 제재를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도 최종적인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북 협상의 교착 상태의 원인이었던 선 조치 요구에 대한 북미의 이견이 여전한 상황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향후 비핵화 협상을 계속할 남·북·미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당장 대북제제를 해제할지 여부는 미지수"라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야 국제사회가 함께 대북제재 해제를 논의할 명분이 생기기 떄문에, 대북제재 논의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남북 간 경제협력 사업도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면서 "당분간 대북제재 범위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남북경협의 물꼬를 트기 위한 문화·예술·스포츠 교류가 앞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