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래식' 주역들, 15년만에 극장가 추석대전서 자웅
"이건 경쟁 아닌 공생…신인 시절 동료들 진심으로 응원"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협상’, ‘안시성’, ‘명당’이 19일 나란히 베일을 벗으며 극장가 ‘추석 대전’이 본격화됐다. 유난히 볼거리가 많은 이번 대전은 관객들 사이에서 ‘클래식 빅매치’로도 불린다.
‘협상’의 손예진, ‘안시성’의 조인성, ‘명당’의 조승우는 2003년 개봉해 한국 멜로에 한 획을 그은 영화 ‘클래식’의 주역들이다. 함께 신인 시절을 보낸 이들이 이제는 성수기 한국 영화의 운명을 책임지는 충무로 대표 배우로 성장해 경쟁 선상에 섰다.
영화 '클래식'에서 호흡을 맞춘 조인성, 손예진, 조승우 [사진=영화 '클래식' 스틸] |
‘클래식’에서 지혜를 연기한 손예진은 협상가로 돌아왔다. 손예진의 신작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제한시간 내 인질범을 멈추기 위한 위기협상가의 협상 과정을 담았다. 손예진이 맡은 역할은 최고의 협상가이자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 하채윤이다.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프레임 속에 들어온 그는 다양하고 섬세한 표정 연기로 상황과 내면을 설명하며 극을 이끈다.
지혜의 마음을 흔들었던 연극반 선배 상민, 조인성은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이 됐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첫 영화인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양만춘으로 분한 조인성은 장군의 강인함은 물론, 따뜻하고 인간적인 성주로서 모습까지 그려내며 진정한 리더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혜의 엄마인 주희(손예진)에게 매료됐던 준하, 조승우는 풍수지리를 읽는 천재지관이 됐다. 조승우의 새 영화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렸다. 조승우는 의심할 여지 없는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으며, 흥선(지성)과 김좌근(백윤식) 부자의 대립 구도를 영화 한 가운데로 끌어낸다.
'안시성'의 조인성(왼쪽부터), '협상'의 손예진, '명당'의 조승우 [사진=NEW·CJ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15년 만에 동지에서 적이 된 세 사람. 하지만 이들은 함께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상대의 성공을 응원했다.
조인성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15년 전 그 배우들이 이렇게 살아남았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거라고 생각한다. 10년도 살아남기가 힘든 곳이지 않으냐. 그렇기 때문에 이건 ‘경쟁’이 아니라 ‘공생’이다. 살아남은 사람끼리 같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예진 역시 “한 주차도 아니고 이렇게 한국 영화 세 작품이 동시에 개봉하는 건 저 역시 처음 겪는 일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클래식’을 함께한 배우들과 나란히 새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신인 시절 만난 동료들과 겨룬다니 감회가 새롭고 신기하다. 진심으로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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